‘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 시작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 시작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4.28 10:34
  • 호수 5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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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편의점 등서 생기는 잔돈 교통카드에 적립

거스름돈을 카드에 적립할 수 있게 되면서 ‘동전 없는 사회’가 한 발 가까워진다.
한국은행은 4월 20일부터 동전 사용에 대해 국민들이 겪는 불편을 완화하고 유통·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어르신 교통카드도 가능
적립금, 가맹점서 사용

이에 따라 편의점 등에서 현금거래 후 생긴 잔돈을 교통카드 등의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적립할 수 있게 됐다. 시범 매장은 CU, 세븐일레븐, 위드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이다. 티머니나 캐시비 등 교통카드는 카드 단말기를 통해 적립하고 하나머니, 신한FAN머니, 네이버페이 포인트, SSG머니 등 모바일 포인트는 거스름돈을 적립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을 사용해 쌓을 수 있다.
이렇게 각각 적립된 포인트는 대중교통과 해당 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적립된 잔돈은 현금으로 찾을 수도 있다. 현금화하려면 카드사를 방문하거나 모바일 계좌입금, 은행 ATM 등을 이용하면 되는데 적립수단별로 다르고 수수료 500원을 차감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르신 교통카드도 현금거래 후 생긴 거스름돈 적립과 사용이 가능하다. 선불카드인 티머니를 기반으로한 서울, 경기, 인천, 대전 등에서 발급되는 단순무임 어르신 교통카드는 CU에서 잔돈을 적립할 수 있다. 적립금은 버스 이용이나 편의점, 마트 등 티머니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는 티머니 홈페이지(www. t-money.co.kr)에 소개돼 있다.
강원, 경기, 부산 지역 어르신들이 발급받는 어르신 교통카드는 캐시비에서 만들기 때문에 CU와 세븐일레븐에서 적립이 가능하고 캐시비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는 시범 단계이기도 하고 선불 사업자가 여러 곳이기 때문에 가맹점마다 거스름돈이 적립 가능한 카드가 다르고 종류도 여러 개다.
이에 대해 한은은 “다음 단계로 고려하고 있는 게 은행 계좌 입금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은행권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해 카드 하나로 어디에서든지 사용이 가능해질 거란 이야기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보편화 되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과 결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현금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에서 현금 없는 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스웨덴과 덴마크는 203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로의 이행 완료 계획을 갖고 있다. 스웨덴은 2016년에 ‘사실상 향후 5년 이내에 거의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스웨덴은 길거리 잡지 구매와 교회 헌금조차도 신용카드와 모바일 어플을 이용해 지불하고 있다. 또한 약국을 제외한 소매점들은 종이돈과 동전과 같은 현금을 합법적으로 거부할 수 있고 전국 1600여개 은행 지점 중에서 900여 지점은 현금을 보관하지 않아 예금 및 인출이 불가능하다.
현금 거래로 인해 생기는 직접적 비용은 GDP(국민총생산)의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매년 이만큼이 경제 성장에 이용될 수 있다. 김 교수는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한국의 경우에는 그만큼 세입원천이 줄어 재정적자 문제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금 없는 거래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면 세율 인상 없이 재정적자 폭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전 없는 사회’, ‘현금 없는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도 생긴다. 그 중에서도 신용카드나 디지털 결제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이 염려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어르신들을 위해 앞으로 상당 시간 화폐 사용을 유지하는 게 좋다”며 “모든 은행이 현금을 보유할 필요가 없어지더라도 새마을금고처럼 마을에서 현금 인출이 가능하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금 거래가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직 먼 미래 이야기”라며 “이번에 도입된 동전 없는 사회도 동전을 덜 쓰는 사회, 동전이 없어도 상거래시 불편함이 없는 사회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또 “선불 교통카드를 적립수단으로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만65세 어르신들이나 학생들의 경우에는 신용카드가 없더라도 대부분 교통카드 하나씩은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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