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경북 성주에 야밤 기습 배치… 북 미사일 요격작전 곧 가동될 듯
사드, 경북 성주에 야밤 기습 배치… 북 미사일 요격작전 곧 가동될 듯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4.28 13:32
  • 호수 5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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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지난 4월 26일 새벽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핵심 장비 대부분을 전격 배치했다. 여기에는 X밴드 레이더 1대, 미사일 발사대 차량 2대, 교전통제소 등이 포함됐다. 한‧미 당국이 사드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한 지 9개월여 만에다.
이번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대북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다. 이에 따라 미군 측은 별도의 시설공사 없이 핵심장비를 신속하게 배치하는 방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초기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오는 5월 9일 대선 전에 가동에 들어가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요격작전 능력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드 장비 반입은 기습작전을 방불케 했다. 배치 시간을 새벽으로 택한 데다 사전에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해 주민들의 저지 행동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성주 주민들이 뒤늦게 알고 반입을 막고 나서다 경찰과 충돌해 10여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도둑 배치’라는 비난도 있지만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단체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많다. 또한 미국이 한반도 안보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 국방부는 “우리는 사드의 한국 배치를 최대한 조속히 완료하기 위해 대한민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과 한‧미 동맹 전력 방어를 위한 핵심 조치”라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번 조치는 가용한 사드 체계의 일부 전력을 공여 부지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작전 운용 능력을 확보키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는 현 상황에서 최선의 전력보호용 무기체계다. 나날이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사드를 조속히 배치해 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되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사드의 전술적 필요성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드의 주한미군 실전 배치는 북한의 핵 도발 위협이 고조되는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전례 없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 온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대북 압박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가 핵심이다.
우리로서는 안보를 챙기는 한편, 중국이 사드와 관련한 경제보복 강도를 높일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중국은 이날 첫 자국산 항공모함의 진수식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도 사드의 한반도 실전 배치와 관련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오히려 중국 관영매체는 추가 도발을 하지 않은 북한에 대해 “채찍 대신 당근을 줘야 한다”며 대북 유화 기조로 선회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제 사드 배치는 현실이 됐다. 지금부터는 그동안 부족했던 대내외 설득에 주력해야 한다. 한반도 안보와 평화를 생각한다면 이제 사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은 이날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시작에 대해 ‘환영’, ‘원천 무효’, ‘유감’ 등으로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미 실전 배치된 사드를 반대하거나 철회를 주장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여전하고 이와 관련한 우리 주변 국제 정세의 유동성이 지금처럼 큰 상황에서 이는 자칫 ‘적전 분열’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찬반 논란은 무의미하다. 중요한 것은 사드가 온전히 작전운용 능력을 갖추도록 철저를 기하는 일이다.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대 사안인 만큼 안보를 튼튼히 하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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