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주 양육하듯 영·유아 학습 지원… 보람이 커요”
“내 손주 양육하듯 영·유아 학습 지원… 보람이 커요”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4.28 13:36
  • 호수 5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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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 어린이 학습 서포터즈
▲ 지난 4월 21일 용산구립 서빙고 어린이집에서 금요일 오전반을 맡고 있는 태웅자(73) 어르신이 박하윤(2) 어린이에게 ‘첨벙첨벙 목욕놀이’라는 책을 “하나, 둘, 셋!”하며 읽어주고 있다.

노인재능나눔 활동의 일환… 어린이집과 업무 협약
동화 구연, 미술·음악 활동 지원… 야외 학습 인솔도

“함니!”
발음이 서툰 만2세 아이들이 손정숙(70) 어르신을 보며 달려올 때 외치는 말이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두산위브아파트 경로당 소속인 손 어르신은 지난 4월 4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 어린이집 학습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다. 활동 장소는 용산구 국공립 서빙고 어린이집이다. 손 어르신은 최근 만1세 아이들과 찰흙으로 창의력과 소근육을 발달시키는 놀이를 했다. 원아들이 점토놀이하는 것을 지켜봐주고 도움을 요청할 땐 아이가 다시 혼자 해볼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도와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점토로 조형물을 완성했을 때는 어떤 작품인지 설명하도록 유도하고 아낌없는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
어린이 학습 서포터즈는 노인재능나눔 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연합회(회장 김성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에서 처음 시도한 활동이다. 손 어르신처럼 경로당 회원 가운데 선발된 서포터즈들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내에서 진행하는 미술, 과학, 음악 수업과 야외 학습 인솔 등을 보조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3월 13일 국공립 용산구 어린이집 30곳과 학습지원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노인재능나눔 활동지원사업 참여자 중에서 50여명이 어린이 학습 서포터즈로 선발돼 8월까지 활동한다.
강은미 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은 “이번에 처음 진행되는 어린이 학습 서포터즈는 그동안 진행해온 노인일자리나 노인재능나눔활동보다 더 지역 사회와 밀접하고 어르신들이 가진 재능을 조금 더 정교하게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서포터즈 활동 기관으로 협약을 체결한 국공립 어린이집 용산구연합회 부회장인 신혜린 서빙고 어린이집 원장은 “이번에는 국공립 어린이집만 업무 협약을 맺었는데 100여곳이 넘는 민간 어린이집도 이 사업에 굉장히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서포터즈로 선발된 어르신들은 영·유아들의 학습을 지원하고 어린이집 교사들과 원활히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에 대한 애정과 풍부한 사회봉사 활동경험을 가진 어르신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또한 성범죄 관련 조회 및 신체검사 서류 등을 확인하고 합격 여부를 경정했다. 이렇게 뽑힌 어르신들은 사전에 소양교육 및 직무교육을 받고 해당 어린이집에서 진행하는 직무교육에도 참여했다.
영·유아들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하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또한 건전한 발달 단계를 위해 신체 활동,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 정서함양 등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다양한 경험과 학습을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강은미 센터장은 “어르신들은 자녀와 손주를 길러본 양육 경험이 있어 돌보는 방법 및 기술이 있고 아동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동화 구연, 인형극, 요리, 다도 등 다양한 재능이 있을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아낌없는 지지 표현을 해준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어린이 학습 서포터즈로 온 경로당 어르신들에 대해 “재능 있는 분들이 참 많다. 하루는 한 서포터즈 어르신이 수줍게 ‘오늘은 책을 읽어주고 싶어요’라고 말해서 수업 장면을 보러 갔더니 동화 구연을 그렇게 잘할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어린이 학습 서포터즈 중에는 전직 교사 출신 어르신들이 많다. 교직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자신을 보고 배운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자기 관리에 노력을 기울인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서포터즈들은 본인이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전달해준다.
결혼 전 초등학교 1학년 교사로 근무했던 손정숙 어르신은 “현역일 때는 풍금을 연주하며 학생들과 노래를 불렀고 요즘에는 난타와 장구 공연을 나가고 있다”며 “아이들과 신나는 음악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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