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위대한 국가로 만들어 달라”
“대한민국을 위대한 국가로 만들어 달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5.08 09:24
  • 호수 5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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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대통령이 없다면 더 좋은 세상이 올까. 최근의 상황을 짚어보면 답은 “그렇다”이다. 탄핵 소추 이후 160여일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훨씬 더 좋아졌다. 1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9%로 당초 정부 전망치(0.6%)를 훌쩍 뛰어넘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트리는 게 습관이었던 한국은행마저 지난달 전망에선 소폭이나마 올려 잡았다.
수출은 전대미문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통령이 청와대경제수석 등을 불러모아놓고 수출전략회의를 열지 않아도 수출은 날개를 달았다. 4월 수출은 519억 달러로 사상 두 번째로 잘 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4월 무역수지는 13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3개월 연속 흑자이다. 선박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효자 종목 반도체도 역대 2위 수출 실적을 거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수도 호황 기조를 이어간다. 1~2월에만 전년보다 3조원 이상 세금이 더 걷혔다. 우리 경제 최대 걸림돌 중의 하나인 대우조선해양 문제도 정리가 됐다. 국민연금 등 무려 7조원의 국민혈세를 투입해 찜찜하고 불쾌하지만 어떻든 커다란 숙제 하나를 끝낸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각 이해 당사자들의 정치적 입김이 배제된 가운데 충분히 논의해 가며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는 경험을 얻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통령이 궐위 상태인데도 경제는 더 나아지고 사회는 안정돼 가고 있다. 외교‧안보도 나쁜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호전도 없다. 김정은은 한국 대통령의 존재를 초월해 여전히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올리고 있다. 미‧중이 연일 으름장을 놔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김정은을 한국의 대통령이 뭘 어떻게 한다는 건 희망사항일 뿐이다. 나쁜 변화라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드 비용을 내야 한다고 우리에게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는 장사꾼이다. 100원 받으려 1000원 부르는 흥정술에 불과하다. 방위비분담금을 더 받아내려는 속셈이다.
며칠 후면 대한민국은 새 대통령을 맞이한다. 새 대통령에게 몇 가지 주문을 넣는다. 첫째가 “인재를 잘 등용하라.” 대선후보들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대통령 깜이 못 된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능한 참모들의 두뇌와 지혜를 빌리면 된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일찌감치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예언했다. 김 전 총리는 그 이유에 대해 “누가 보더라도 그 자리에 적절치 않은 인사가 임명되기도 하고 장관에게 맡겨도 무방할 인사조차도 대통령이 일일이 챙기거나 인사가 제때에 이루어지지 않고 인사공백이 생기며 원활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능력 있는 참모가 대통령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것이다.
두 번째 “일을 벌이지 말라.” 대한민국 정부의 역사는 70년이 넘었다. 인력과 각종 제도, 인프라 등 국가시스템이 단단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짧은 기간에 산업화‧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우리나라를 많은 국가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런데 역대 대통령들은 저마다 치적을 위해 기존의 국책사업을 헌신짝 버리듯 무시하고 새판을 짰다. 그 과정에서 많은 예산과 시간, 국력이 낭비됐다. 새 대통령은 판을 벌이지 말고 기존의 정책을 이어가는 게 국가와 국민을 돕는 길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탁은 “대한민국을 위대한 국가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유력한 차기 대통령 힐러리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백인남성들의 추락한 자존감을 세워주려 해서다. 대한민국도 얼마든지 위대해 질 수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약소국가가 아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의 세계 7대 국가에 든다. 국방비 예산과 군사력이 세계 7위이다. 그 만큼 힘과 돈이 있다는 말이다.
새로 선출되는 19대 대통령은 이 점을 명심하고 배짱과 용기를 가지고 나라를 운영해 달라. 짓눌려 살아왔던 국민의 자존감을 살려 대한민국을 위대하게 만든 지도자로 기억되는 대통령이 돼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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