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경로당·어린이집 실내공기 질 관리 나선다
지자체, 경로당·어린이집 실내공기 질 관리 나선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5.08 10:57
  • 호수 5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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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등 전국서 실내공기 측정 계획 발표
▲ 최근 지자체들이 환기 부족 등으로 나빠진 실내공기질 측정에 나서며 노인·어린이 등의 건강 관리에 나섰다. 사진은 한 어린이집에서 공기질을 측정하는 모습.

수원시내 경로당 461곳 측정결과 52곳서 라돈 기준치 이상 검출
미세먼지 없는 날 하루 3번 30분씩 환기… 적정 온‧습도 유지도 중요

지난해 유엔(UN) 산하 환경 전문 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은 놀라운 보고서 한 편을 발표한다. 실외 공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1년에 약 370만명인데 반해, 실내 공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이보다 50만명 많은 420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봄철 심해진 미세먼지로 외출을 자제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나오면서 노인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지자체들이 실내에 있는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라돈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측정하는 등 공기질 관리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실내공기질의 측정이 중요한 이유는 건축물이 기밀화됨에 따라 밀폐율이 높아져 실내외 공기 교환이 어려워졌고 예전에는 없었던 오염원(가구, 전자제품, 방향제 등)이 추가로 등장하면서 황사나 꽃가루 등 외부 공기보다 실내 공기가 더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환경보호청 연구에 의하면 실내 공기 오염도는 실외보다 보통 2~5배 높고, 겨울에는 외부 공기 차단으로 인해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수원시가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관내 경로당 461곳 실내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52곳(11.2%)에서 라돈이 환경기준치(148Bq) 이상으로 검출됐다. 200Bq 이상인 곳도 26곳(5.6%)에 달했다.
경기 남양주시는 오는 9월 말까지 소규모 어린이집, 경로당 등 730곳을 대상으로 실내공기질 무료측정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경기 부천시 역시 오는 6월까지 430㎡이하 경로당 등 건강취약시설 648곳의 공기질을 측정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서울, 경기 등 전국 전역에서 공기질 관리대상을 선정해 측정에 나설 예정이다.
지자체는 먼저 미세먼지(PM10),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등 10개 항목에 대한 공기질을 측정하고 분석 결과에 따라 시설 특성에 맞는 자연환기법 및 청소방법 등 쾌적한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컨설팅도 함께 실시한다. 이를 통해 올바른 실내공기질 관리 방법을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깨끗한 실내환경을 유지해 영유아나 노약자 등 호흡기가 약한 분들의 건강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실내 오염물질은 폐에 도달할 확률이 실외보다 약 1000배 이상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축자재나 접착재 등에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는 호흡과 피부를 통해 인체로 유입되는데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농도가 1PPM 이하에서도 눈·코·목 등에 자극을 준다. 발암성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실내 농도가 높아지면 두통, 현기증,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난로나 가스레인지 등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도 공기 중에 많아지면 두통·메스꺼움·현기증 등이 나타나며, 고농도 노출 시 의식을 잃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라돈의 겨우 화강암류의 암석, 토양 등에 존재하는 무색·무취·무미의 자연방사능 물질인데 건물 바닥이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된다. 흡연에 이어 폐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손종렬 교수는 “현대인은 하루의 90%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실내 공기 오염물질을 알고, 이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실내공기질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주기적인 자연 환기가 필요하다. 창문을 계속 닫아 환기가 너무 부족하면, 바깥 미세먼지 농도보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약 2배 정도 높아 질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눠 하루 30분씩 환기를 해줘야 한다. 다만 무턱대고 창문을 열면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오히려 더 공기가 나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간대에는 가급적 환기를 자제해야 한다.
또한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봄철 적정온도는 19~23도이고 습도는 50%다. 난방기 사용으로 조절관리가 용이한 온도와 달리 실내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가습기, 숯, 제습기 등 환경에 맞는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의 금연과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는 것도 공기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예보가 좋음이나 보통일 때 하루 3번 30분간 환기를 해주고, 신축건물인 경우에는 실내온도를 높이고 환기시켜 실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베이크 아웃’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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