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더불어 사는 사회
반려동물과 더불어 사는 사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5.12 13:11
  • 호수 5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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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5개월간 이어졌던 대통령 궐위 상태가 막을 내렸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선거보다 많은 화제를 낳았다. 사상 처음으로 다섯 후보 간 다자구도로 진행됐고 군소후보 없이 모두 5% 이상 득표하며 선전했다. 또 특정정당 후보에 80~90%의 몰표를 몰아줬던 지역색도 옅어졌다. 스탠딩 방식을 도입한 토론도 화제였다. 초반에는 거센 네거티브 공방이 오갔지만 이후에는 공약에 관한 날선 설전이 오가며 옥석을 가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각 대선 캠프는 반려동물에 대한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놨다. 후보들은 저마다 특색을 가미한 이색적인 공약을 제시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에서도 반려동물에 관한 공약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화제를 모으진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반려동물이 행복한 대한민국 5대 핵심 공약’을 내걸었다. 동물의료협동조합 등 민간동물 주치의 사업 활성화 지원, 반려견 놀이터 확대,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 인력 육성 및 지원센터 건립,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TNR) 사업 확대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선되면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동물단체 동물자유연대 등이 지난달부터 ‘유기견을 대한민국 퍼스트 도그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검은 개 ‘토리’를 비롯한 가족에게 버림받은 개의 사연을 후보들에게 전달하면서 입양을 요청했는데 캠프에서 퍼스트 도그로 이를 받아들인다고 한 것이다. 퍼스트 도그는 청와대나 백악관 등에서 대통령 가족과 함께 사는 반려견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한 나라의 상징적 동물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정책과 행보가 실제 득표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주요 정책에 오르내릴 만큼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것이 사실이다. 이미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관련 시장도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현재 1조8000억원에 이르는 반려동물 시장이 2020년에는 5조8000억으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 실천 이행도 중요하지만 동물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식도 성숙해져야 한다.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액세서리처럼 이용당하다 버림받고 있다. 또한 일부 몰상식한 시민들은 힘겹게 살아가는 동물들을 학대하기까지 한다. 동물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문제가 아니다.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다.
우리는 소통하지 않는 대통령을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교체했다. 이런 성숙한 의식으로 이제는 반려동물들과 소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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