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현모양처의 대표적인 인물로 신사임당을 꼽습니다. 하지만 신사임당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현모양처가 아닙니다.
당시는 이른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으로 여자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고, 신랑은 자신의 본가와 처가를 오가는 형태였습니다.
따라서 조선 17세기 이전 부인들은 시집살이를 하지 않았으며 딸도 제사를 지내고, 재산도 똑같이 상속받아서 며느리로서보다는 오히려 딸로서 더 많이 살았습니다. 게다가 신사임당은 남편에게 자신이 죽더라도 재혼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신사임당은 우리가 생각하는 현모양처이기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능력을 당당하게 드러낸 여성입니다. 이런 그의 철학, 생활방식은 아들 율곡과 딸 매창이 스스로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여유를 주었는데, 그런 신사임당은 21세기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현모양처일지도 모릅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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