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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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7.06.02 13:46
  • 호수 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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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음미하는 디카시 산책

경계

배 발자국이 점점 옅어져 사라진다
나도 앞으로 나아감에 따라
내 과거를 잊을까
두렵다

이정은(창원 남산고 2학년)

**

망망대해에서 배는 스스로 길을 만들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무리 많은 배라도 모든 배마다 다 다른 길을 만들고 또 그 길은 언제나 지워진다. 애초부터 만들어지지 않은 길이기에 흔적 또한 남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러나 배에도 백미러가 있다. 자신의 뒷모습을 스스로 챙기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가다가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는 주저 없이 뱃머리를 돌려 앞으로 나아가야만 길을 잃지 않고 기항지까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생이라는 길은 정해진 것이 없고 오직 두 발로 걸어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걸어간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지 않고 오직 앞만 보고 간다면 어떻게 될까. 늘 자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뒤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게 된다. 이 디카시를 여고생이 썼다는 사실이 놀랍다. 우리는 이런 청소년들이 있어 다음 세대를 안심하고 물려줄 수 있을 것 같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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