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 자주 하면 이가 깎여 치아가 시리다?
스케일링, 자주 하면 이가 깎여 치아가 시리다?
  • 이민정 원플러스 치과
  • 승인 2017.06.02 13:52
  • 호수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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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15>

평소 육식을 즐겨 먹고 술‧담배를 좋아하는 40대 중반의 오사돌(가명)씨는 치아를 닦을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났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싶어 참고 지냈지만 잇몸이 부어 음식을 먹을 때마다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다. 겁이 나 치과에 가는 것은 피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통증을 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그의 병명은 치주염으로 치석과 치태가 원인이었다.
음식물을 먹고 치아를 제대로 닦지 않으면 치석 표면에 다시 세균성 치태가 부착돼 잇몸에 염증을 일으킨다. 치태 내의 세균들이 만들어낸 독소는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잇몸이 벌겋게 붓고 치아를 닦을 때에는 잇몸에서 피가 나며 입 냄새가 나기도 한다. 치주염이 심하게 진행되면 잇몸이 자주 곪고 고름이 나거나 치아들이 솟거나 밀려 내려오며 일명 뻐드렁니가 나타나면서 치아 사이가 벌어져 보기에 흉한 모습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치주염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케일링이다. 스케일링은 치아 표면에 부착된 모든 침착물, 특히 치석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스케일링은 단순히 치아를 깨끗하게 하는 것뿐 아니라 음식물 찌꺼기, 카페인과 니코틴같이 치아에 착색된 것을 제거하며 동시에 입 냄새와 잇몸 염증까지 치료한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아무리 스케일링의 긍정적인 효과를 이야기해도 정작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무섭다’, ‘두렵다’, ‘위험하다’, ‘좋지 않다’ 등과 같이 부정적인 반응들을 보이곤 한다. 더불어 스케일링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스케일링에 관한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첫째, 스케일링은 한 번 하게 되면 자꾸 해야 한다는데, 그렇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케일링을 한 번 한고 난 뒤에는 치석이 조금만 끼어도 많이 낀 것처럼 느껴지게 되어 한 번 시작하면 자주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케일링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우리가 음식물을 먹게 되면 치아에 치태가 끼고, 치석이 생기며, 스케일링을 했다고 치석이 더 잘 끼는 것은 아니다. 또한 스케일링을 한 번 시작했다고 자주 할 필요는 없으며 스케일링은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스케일링을 하면 치아 사이가 벌어진다?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떼어내면 치석이 있던 자리가 빈 공간으로 남게 된다. 또한 치석으로 인해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아 사이가 벌어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치석이 매우 많았던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는 사람에게서는 치료 전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셋째, 스케일링을 하면 이가 깎여 나가 치아가 시리다? 혹자는 ‘스케일링이 치아를 보호해주는 에나멜층을 벗겨내기 때문에 오히려 잇몸질환을 유발하는 가장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는 스케일링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 없는 이들이 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스케일링을 하는 부위는 치아와 잇몸의 경계로 에나멜층과는 거리가 멀다. 스케일링 후에 이가 시리다면 두껍게 붙어 있던 치석을 다 떼어내면서 잇몸 염증이 가라앉아 부어 있던 잇몸이 수축되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은 수일 내에 사라진다.
넷째, 스케일링은 너무 아프다? 평생에 한두 번 스케일링을 받는 사람은 아플 수 있다. 치아에 붙어 있는 치석을 모두 떼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래된 치석은 잘 떨어지지 않아 약간의 통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면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고 통증도 없다.
수많은 의학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그러다 보니 치아건강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의학정보들이 오히려 치아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오복 중 하나인 치아건강. 태어날 때 주어진 복을 제대로 지키는 것 역시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 아닐까. 치아건강을 위해 말도 안 되는 주장들 대신 제대로 된 건강정보에 귀를 기울이자.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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