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유명작가 신작 쏟아져 여름철 대목 잔치
출판가 유명작가 신작 쏟아져 여름철 대목 잔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6.09 13:51
  • 호수 5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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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사회 문제 다룬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베르베르 수면의 비밀 밝히는 ‘잠’
황석영 근현대사 다룬 에세이 ‘수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초판 130만부 돌파

황석영, 이외수, 무라카미 하루키,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작을 내기만 하면 10만 부는 기본적으로 판매하는 일명 베스트셀러 작가들이다. 그간 같은 시기에 신간을 발매하지 않아 한 번도 정면승부를 펼친 적이 없었던 네 작가가 무더운 여름에 접어선 6월 제대로 맞붙었다. 동시에 새 책을 공개하면서 실용서에 밀려 주춤하고 있는 문학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김영하, 김애란 등 많은 독자층을 거느린 중견작가들도 합류하면서 그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이외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문학 대전’의 포문을 연 건 이외수다. 2005년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선보이며 오랜 침묵을 깼다. 지난 3월부터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된 소설로, 문학 분야 최단기간 내 40만 독자를 끌어 모으며 큰 화제가 된 작품이다.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 청년이 부패한 사회를 이롭게 만들기 위해 시행하는 보복의 과정을 그린 소설로, 동물 학대나 직권 남용 등 사회 문제를 다룬다.
강원도 화천에서 작은 수목원을 운영하는 서른 살 청년 정동언은 어렸을 때 모든 식물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된다. 식물들의 힘을 빌려 부정부패가 만연한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된 그는 수목원 입구에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라는 간판을 걸고 사람, 동물, 식물들의 모든 억울함을 수집해 악행을 일삼는 자를 응징한다. 작품은 정동언이 고양이의 이마에 대못을 박는 동물 학대범과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을 서슴지 않은 국회의원을 처벌하며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을 그린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잠’
본국인 프랑스보다 국내에서 더 사랑받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4년 만에 신작 소설 ‘잠’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28세의 의대생 자크 클라인이 ‘수면 실험’의 실패로 충격을 받고 사라진 어머니 카롤린을 찾아 나서면서 수면의 비밀을 밝혀 나가는 내용을 다룬다.
카롤린은 유명 신경 생리학자로, 수면을 연구하는 의사다. 카롤린은 아들 자크가 어렸을 때부터 꿈을 통제하는 법을 가르쳤고, 역설수면이라고 불리는 수면의 다섯 번째 단계에서 자신만의 꿈 세계인 상상의 분홍 모래섬을 만들어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역설수면 다음에 제6단계가 있다고 믿고 있던 카롤린은 콜럼버스 시대에 탐험가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를 지도에 표기했던 사실에 착안해 수면 6단계를 ‘미지의 잠’이라 이름 붙였다. 수면의 6단계를 찾기 위해 극비리에 수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비밀 실험을 하던 중 사고로 피실험자 한 명이 사망하고, 다음 날 그녀 역시 실종된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민하던 자크는 어느 날 꿈속의 분홍 모래섬에서 20년 뒤의 자신을 만나게 되고 그의 권고로 카롤린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난다.

◇황석영 ‘수인’
고은 시인과 함께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황석영은 55년만에 자전적 에세이 ‘수인’으로 돌아온다. 평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후 작가 등단 55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삶과 작품 세계를 기록했다.
현대사의 굴곡과 파란을 고스란히 겪어온 황석영은 지나온 삶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그는 만주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머니 등에 업혀 월남, 어린 시절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고 4·19의 소용돌이에서 소중한 친구를 잃은 뒤 젊은 날을 방황으로 보내다 해병대에 입대,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유신독재의 어둠에 맞서 동료들과 함께 저항하다 5·18 광주항쟁을 맞았고,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리고 1989년, 분단된 한반도의 금기를 깨고 방북을 결행해 공고한 분단체제에 충격을 던진다. 4년 간의 망명을 거쳐 귀국 후 수감, 그리고 오 년간의 엄혹한 수인생활을 겪어내기까지, 숨 가쁘게 흘러온 황석영의 생애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김애란
‘흥행의 보증수표’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난 2월 일본에서 출간한 ‘기사단장 죽이기’도 오는 7월에 번역 출간된다. 이 작품은 초판만 130만 부를 돌파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아내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초상화 화가가 불가사의한 일에 휘말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김영하는 신작 단편소설집 ‘오직 두 사람’을 발표했다. 총 7편의 작품이 담긴 이번 소설집에는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 ‘옥수수와 나’ 등이 수록돼 있다. 그는 7편의 중·단편 소설들을 통해 ‘회복 불가능한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건넨다.
‘두근 두근 내 인생’의 성공으로 스타 작가로 들어선 김애란도 6월에 단편소설집을 발표하며 5년 만에 돌아온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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