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단호박, 순우리말-숨은여
신조어-단호박, 순우리말-숨은여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7.07 11:30
  • 호수 5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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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신조어·순우리말 익히기<75>

성격이나 언행이 단호한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
신조어-단호박

카카오톡의 커플 대화 장면 중 하나가 인터넷에 유행한 적이 있다. 그때 카톡 대화 당사자가 단호하게 대답하는 상대방에게 ‘단호하네. 단호박인줄’이라고 답신했던 데에서 ‘단호박’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단호하다’의 단호와 ‘단호박’의 단호를 연거푸 표현했을 뿐 두 말 사이에 의미상의 연결점은 없다. 일종의 언어유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말장난에는 단호박처럼 단어가 중복되는 ‘박력넘치네요. 박력분이세요?’, ‘요구하지마세요. 요구르트세요?’, ‘내기 좀 하지 마요. 새내기세요?’ 등이 있다.
더 나아가 속을 태운다는 뜻의 ‘애태우다’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다는 ‘애 태우다’라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애태우시네요. 유모차인가요?’와 2018년도 올림픽을 평창에 유치한데에서 비롯된 ‘유치하시네요. 평창인가요?’ 등 다양한 유머 시리즈가 있다.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단호하다’는 말은 쓰이는 예가 많기 때문에 ‘단호박 먹었니?’, ‘단호박 먹이네’, ‘단호박인줄’ 등 젊은이들의 대화 가운데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최은진 기자


수면 아래 감춰져 있는 바다 속 암초를 의미
순우리말-숨은여

올해는 영화 ‘타이타닉’이 개봉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유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으로 1912년 4월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첫 출항 때 침몰한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를 모티브로 했다. 전 세계에서 22억달러에 육박하는 흥행수입을 기록하면서 ‘아바타’가 이 기록을 깨기까지 역대 최고 흥행작이었다. 이로 인해 잊혀졌던 타이타닉호의 비극 역시 널리 알려지게 됐다.
타이타닉호의 비극의 시작은 암초다. 당시 타이타닉 호는 세상에서 가장 큰 여객선임은 물론 최고의 조선기술로 건조된 선박이었기 때문에 ‘신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고 불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말 그대로 뜻밖의 암초를 만나 수많은 사상자와 함께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여기서 암초와 바꿔 쓸 수 있는 우리말이 ‘숨은여’다. 바닷물 속에 잠겨 있는 바위를 보통 ‘여’라고 한다. ‘숨은여’는 물속에 숨어 있는 ‘여’의 특성을 조금 더 강조한 말이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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