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마을방송 개국 준비하는 어르신 BJ들
은평구 마을방송 개국 준비하는 어르신 BJ들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7.07 13:46
  • 호수 5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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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교육 받으면 1인 방송도 거뜬해요”
▲ 7월 3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심현용(65) 소셜라이브방송협동조합 이사장이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정세주(75) 어르신이 1인 BJ 촬영 시범을 보이고 있다. 심현용 이사장은 촬영을 위한 방송 장비를 조정하고 있다.

약 한달간 은평구 BJ교육 받아… 채널개설·장비 운용법 등 익혀
“어르신들 경험 살려 동네문화·축제 등 건전한 콘텐츠 만들 것”

서울 성동구 5호선 장한평역 8번 출구로 나와 300m 정도 걸으면 한국청년회의소 건물이 나온다. 그 곳 지하1층 스튜디오에서는 7월 중순부터 시작될 은평구 온라인 마을방송(http://ep.maeul.tv)을 준비하는 1인 BJ 정세주(75) 어르신을 만나볼 수 있다.
정세주 어르신은 지난 6월 7일부터 26일까지 하루에 2시간씩 총 7회에 걸쳐 은평구(구청장 김우영)에서 진행한 2017년도 1인 방송자키(Broadcasting Jockey, 방송 진행자)교육을 수료했다.
1인 BJ 교육은 1인 미디어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점점 확대되고 있으나 특정 연령층에서만 활발히 운용되고 있고 있어, 그 운용층을 넓혀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함과 동시에 구민들의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은평구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평균 나이 56세 수강생들로 진행된 이번 교육에서는 68세, 74세, 75세 등 시니어 수강생들도 눈에 띈다. 그중에서 가장 맏형인 정세주 어르신은 정년퇴직한 서울정인학교 초대 교장선생님이다. 정 어르신은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영상자료 제작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갖고 있었고, 시대 트렌드가 스마트폰 SNS를 활용한 1인 방송으로 흘러가는 것이 보여 BJ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에서는 SNS를 통한 1인 방송에 대한 개념, 채널개설방법, 장비 운용법 등 이론과 직접 방송을 해보는 실습 등 1인 방송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전달했다.
수업을 들은 정 어르신은 “1인 방송의 특색은 현장감”이라며 “기존 방송 프로그램과는 달리 기획에 구애받지 않는데다가 실시간 방송인만큼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대처가 주목받는다”고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 카메라, 방송차량 등 장비를 갖춰야할 때도 있지만, 스마트폰만으로 그 즉시 방송할 수도 있다.
수업을 진행한 심현용 강사와 수료생 6명이 힘을 합쳐 은평구 마을방송을 만들었다. 심 강사는 “마을방송은 우리 동네의 문화, 축제, 지역 사람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지역경제나 마을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는데다가 특히, 방문을 잠그고 안으로만 들어가거나 대부분의 활동을 밖에서만 하는 청소년들이 마을에서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평구 마을방송에서 정 어르신은 마을 BJ와 교육 패널리스트로 활동할 예정이다. 정 어르신은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역기능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심현용 강사는 소셜라이브방송협동조합 이사장이기도 하다. 심 강사는 “정 어르신이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1인 방송문화를 전파하고, 출중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마을을 홍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 강사는 1인 방송 활동에 대해 “공익성, 진정성, 자기 전문성을 갖고 활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요즈음에는 상업적인 가치에만 몰두해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가 다량 양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심 강사는 “시니어들이 갖고 있는 자기 전문성을 발휘한다면 건전한 방송문화를 이룰 수 있다”며 “더 많은 어르신들이 BJ로 활약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안지혜 은평구청 미디어홍보팀 담당자는 “노년까지 쌓은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세대 간 교류를 통해 갈등을 줄이고 마을간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개개인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기획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현용 강사는 어르신들이 쉽게 스마트폰에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어플을 활용해 라이브 방송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라는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목록 두 번째에 ‘방송하기’라는 칸을 찾을 수 있다. 시작하려면 공개 범위와 알림설정을 고르고 방송 제목을 쓴 후 방송하기를 누르면 3초 후 생방송이 진행된다. 방송이 시작되면, 페이스북 친구를 초대할 수도 있고 댓글로 실시간 소통을 할 수도 있다. 방송이 종료되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하거나 즉시 삭제가 가능하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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