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변호사’ 전국 확산… 법률 무료상담 활발
‘마을변호사’ 전국 확산… 법률 무료상담 활발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7.14 13:27
  • 호수 5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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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424개 전체 동을 비롯해 전국 전체 3500여개 읍·면·동 중 절반 이상에 마을변호사가 배치돼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김제시의 한 마을변호사가 상담을 해주는 모습.

서울시는 전체 洞에 배치… 전국 읍‧면‧동 절반 마을변호사 운영
주민센터에 문의하면 안내… 회생‧파산 등 민사분야 상담 가장 많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거주하는 김 모(72) 어르신은 몇 해 전부터 재개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은퇴해 마땅한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재개발로 인한 갈등으로 평생 알뜰히 모아 장만한 집을 잃게 될 뻔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기엔 금전적으로 부담이 됐다. 하지만 김 어르신은 최근 이런 마음의 짐에서 벗어났다. 든든한 변호사가 생긴 것이다. 김 어르신은 “‘마을변호사’가 매달 한 번씩 무료 상담을 통해 사업진행 지연 등 각종 문제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424개 전체동과 전국 대부분의 광역시‧도에 마을변호사가 배치되면서 본격적인 1마을 1변호사 시대를 열고 있다. 마을변호사는 공익 활동에 관심 있는 변호사와 마을을 일대일로 연결해주는 제도로 법무부, 행정자치부, 대한변호사협회가 2013년 처음 도입했다. 도입 첫해 대부분의 변호사가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려있는 서울시를 제외하고 전국 214개 읍‧면‧동에 450명을 배정했고 4년차를 맞은 현재는 1428개 읍‧면‧동서 1500여명의 마을변호사가 활동 중이다.
2014년 83개동에서 독자적으로 마을변호사 제도를 도입한 서울시도 2015년 7월 183개동, 작년 8월에는 344개동으로 늘리더니 이달부터 나머지 80개동에 변호사를 추가하며 광역시‧도 최초로 전체동에 마을변호사를 1명 이상 씩 배치했다. 이로 인해 전국 3500여개 전체 읍‧면‧동 중 절반 이상이 마을변호사를 갖게 된 것이다.
마을변호사는 단순히 외형만 확대한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참여해 매년 상담 건수 또한 꾸준히 늘리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첫 시행 이후 올해 5월까지 1만2649건의 상담을 했다.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3731건의 상담이 이뤄졌지만, 지난해에는 5950건으로 60%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에도 1∼5월에만 2818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이 기간 상담내용을 분석한 결과 부동산, 회생·파산 등 민사분야가 9513건(7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혼과 상속 등 가사 분야가 1791건(14%)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주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상담이 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구 신사2동 오피스텔에서 불이 나자 마을변호사가 세입자들의 손해보험 처리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법무부 마을변호사의 경우는 인터넷 또는 모바일로 마을변호사 홈페이지(campaign. naver.com/livetogether02)에 접속해 살고 있는 시도, 시군구, 읍면을 검색하면 해당 지역 마을변호사 연락처를 알 수 있다. 인터넷 활용이 어려운 경우에 가까운 읍·면·동 주민센터를 찾아 마을변호사를 문의한 후 해당 마을변호사 사무실로 연락해 상담을 받으면 된다.
서울시 마을변호사 이용방법도 비슷하다. 서울시청 홈페이지(gov.seoul. go.kr)와 각 자치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이 서툴다면 다산 콜센터(120)나 동주민센터로 마을변호사를 확인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서울시는 모든 동주민센터에서 매월 1번 이상 정기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상담 비용은 전액 무료이다. 보통 상담만 하는데도 시간당 10~2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마을변호사는 봉사차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마을변호사는 법의 문턱을 낮춰 국민의 법률 접근성을 높인 대표적인 제도란 평가를 받는다. 10% 정도의 변호사들이 참여하고 있어 ‘건국 이래 최대의 법조 재능기부 활동’으로도 꼽힌다. 최근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정부혁신 행정서비스 30선’에도 선정된 바 있다.
마을변호사의 성공 요인으로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민관의 모범적인 협력을 꼽고 있다. 법무부는 제도를 총괄하며 국민에게 제도를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변호사단체들은 소속 변호사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등 제도의 윤활유 역할을 맡은 것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2동 마을변호사로 활동하는 박상욱 변호사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다닌 동네라 추억이 많고, 누구보다 지역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주민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줄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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