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오해해 방치 쉬운 ‘중이염’… 청력 손상될 수도
감기로 오해해 방치 쉬운 ‘중이염’… 청력 손상될 수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7.14 13:34
  • 호수 5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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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 증상과 치료법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이 원인… 급성‧삼출성‧만성 중이염 등으로 나뉘어
이명‧어지럼증‧이통 등 증상 나타나… 대부분 항생제 치료로 호전 가능

짧은 장마가 끝나고 30도를 웃도는 폭염 날씨에 장시간 물놀이를 즐기거나 하루 종일 냉방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중이염 발생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이염은 고막에서 시작해 달팽이관에 이르는 공간인 중이(中耳)에 발생하는 모든 염증을 말한다. 보통 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 청력 저하를 유발하고, 소아의 경우 이로 인해 언어 발달에 장애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주로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의 기능장애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과도한 냉방기 사용도 중이염이 발생되는 원인 중 하나다. 실내외 온도가 5도 이상 차이 나면 피부 쪽으로 몰려있던 몸의 더운 기운과 냉방으로 인한 찬 공기가 충돌해 콧물을 비롯한 어지럼증, 코 막힘 등의 냉방병이 발생하게 된다. 이 냉방병이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중이염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중이염은 발생 양상에 따라 급성중이염과 삼출성중이염, 만성중이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중이염은 코 뒤쪽에 있는 이관을 통해 중이로 올라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즉, 감기 또는 부비동염(축농증), 인두염, 알러지 질환들이 이관을 통해 귀로 올라가서 발생하게 된다.
삼출성중이염은 이통이나 발열 등의 급성 증상 없이 중이강 내에 삼출액(진물)이 고이는 것으로 급성 중이염 이후에 발생하거나 감염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만성 중이염은 중이염이 3개월 이상 경과된 경우를 말하는데 고막이 천공된 소견을 보이는 천공성 만성중이염과 고막의 천공 유무와 관계없이 나타나는 진주종성 만성 중이염으로 분류된다.

▲ 중이염은 발생 양상에 따라 만성중이염과 고막이 팽창된 급성중이염(가운데), 고막 안쪽에 삼출액이 차 있는 삼출성중이염(오른쪽) 등으로 나뉜다. 사진=일산병원

◇중이염 증상
중이염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청력감소를 들 수 있다. 또한 귀에 무엇인가 찬 느낌이 들거나 귀 울림(이명),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발열, 두통, 불안,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전신증상과 함께 콧물, 코막힘 등 감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세부적으로는 급성중이염의 경우 38도 이상의 발열과 이통(심한 경우 인두나 눈으로 통증이 방산되는 박동성 이통), 난청, 이명, 이루(귀에서 고름이 흘러나오는 증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삼출성중이염은 발열과 이통 등의 동반증상은 없이 청력만 떨어지는 난청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만성중이염은 고막천공과 이루, 난청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이염은 대부분 10일가량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이비인후과에서 이내시경을 통한 간단한 검사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며, 추가적으로 순음청력검사, 고막 운동성 검사, 측두골 촬영 검사 등을 실시한다.

◇중이염 치료
일반적으로 급성중이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소염진통제로 통증 증상을 조절하면서 약 10일간 항생제 복용을 하면 대부분 치료된다. 과거 항생제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급성 유양돌기염, 골수염, 뇌농양, 뇌막염, 안면마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았지만 항생제가 발달한 현재에는 심각한 합병증은 아주 드물다.
고막의 천공으로 이루가 있는 경우에는 국소 이용액이 사용된다. 삼출물에 의한 고막의 발적과 팽륭(고막이 팽창하여 붓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고막에 구멍을 만들어 삼출액이 자연 배출되도록 하는 ‘고막절개’나 주사기를 이용해 삼출액을 직접 뽑아내는 ‘고막천자’와 같은 시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삼출성중이염의 경우는 청력에 이상이 없고, 고막의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은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약물 치료 없이 기다리기만 해도 1개월경과 후 60%, 2개월경과 후 80%, 3개월경과 후 90%가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이후에도 증세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수술은 고막 안의 물을 빼주고 이관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환기관(볼펜심처럼 내부가 뚫려있는 플라스틱 관)을 고막에 삽입하는 식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고막 점막이 충분히 회복되면 저절로 빠질 수 있다.
만성중이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중이강에 비가역적인 병변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약물치료로는 나을 수 없고, 고실성형술(고막에 난 구멍과 염증을 치료하는 수술) 등과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중이염 예방법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가급적 피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양치질 등을 통해 구강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귓병에 대해 자가진단과 자가 치료를 피하고 이상 증상이 발생한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다.
최현승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스트레스와 피로, 짠 음식의 섭취를 피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귀는 물론 신체의 이상 발생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어폰, 헤드폰의 사용 또한 가능한 피하고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할 경우 시끄러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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