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감기처럼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우울증, 감기처럼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 한창우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승인 2017.07.21 11:42
  • 호수 5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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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22>

우울증이란 일시적인 슬픔이나 괴로움보다 조금 더 심하게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때로는 너무 심하게 기분이 가라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무기력해지고 비관적인 생각까지 들기도 하는데, 이런 상태가 길게 몇 달 이상 지속되면서 우리의 삶을 고통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 표현하는 건 그만큼 쉽게 찾아왔다가 쉽게 회복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쉽게 나을 거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다가 오랜 시간 회복되지 않아 고통스러워지면 그제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울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환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우울증을 만났다고 말한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생활하던 중 어느 날부턴가 우울증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원인은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가정이나 직장, 학교 등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 질병으로 인한 좌절감과 고통, 경제적 어려움, 그 밖에도 배우자나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도 우울증 촉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우울증 역시 다른 질환과 똑같은 질병의 하나다.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거나 어떤 큰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서 병이 생긴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같은 외부의 자극과 그러한 자극에 반응하는 신체의 감수성 및 주변 환경과의 반응 속에서 얻게 된 하나의 질병인 것이다.
최근 우울증 환자들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의 뇌에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불균형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우울증이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문제라기보다 심리적 원인을 기반으로 해서 생물학적인 원인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양하지만 가벼운 우울증은 마치 감기처럼 며칠간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반면, 심각한 우울증은 몇 달씩 지속되다가 심하게는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위험한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그 밖에도 하루 종일 졸리고 무기력하거나 반대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며칠씩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환자들도 있다.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은 수면의 질이 매우 낮고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다. 잠을 많이 자는 경우와 잠을 거의 잘 수 없는 경우 모두 잠이 부족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며 규칙적으로 잠을 자는 수면관리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울증 환자들은 모두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까? 모든 우울증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몸이 지치고 힘들 때 쉬거나 수면을 취하면 다시 기력이 회복되는 것처럼 우울증 환자 역시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다시 예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과도한 우울감에 사로잡히게 되면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우울증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고 항우울증의 약물요법과 정신치료를 받으면 우울감이 덜해지므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과를 찾으면 병력이 남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고 정신과를 찾지 않는다. 또한 정신과 약은 한 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고, 더 이상해진다는 막연한 걱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 약은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운동능력의 저하를 회복시켜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 특히 우울증 약제는 습관성이나 내성이 잘 생기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전문가와 적절한 상담을 통해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우울증을 털어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한창우 /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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