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라 칭찬받는 이유
‘갓뚜기’라 칭찬받는 이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7.28 10:50
  • 호수 5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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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과 28일 이틀에 나눠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의 간담회가 열렸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방안 등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 위한 간담회에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초청돼 화제였다.
“오뚜기는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 모범적인 기업이라 초청해서 격려하고자 한다.”
청와대는 초청 이유도 분명히 밝혔다. 이에 사람들은 청와대의 이색행보에 어리둥절하기 보다는 역시 ‘갓뚜기’라며 환영했다. ‘갓뚜기’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최고’를 의미하는 접두사로 쓰이는 ‘갓’과 오뚜기를 합성한 말로 오뚜기가 보여준 그동안의 행보에 대한 찬사를 나타내는 말이다.
‘3분 요리’와 각종 라면 제품으로 유명한 오뚜기는 연초 물가 인상을 이유로 경쟁업체들이 라면값을 올릴 때도 10년째 가격을 동결했다. 또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이 수백억원대 주식을 기부하고 수천명의 심장병 환자 치료비를 지원한 사실, 회사를 물려받은 함영준 회장이 1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나눠내기로 한 점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이 거의 없는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극적인 구매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라면업계에서 60% 달했던 농심의 점유율이 50% 미만으로 무너진 반면 오뚜기는 3위와의 간격을 벌리고 1위와 격차를 좁혔다.
반면 소비자들은 악덕 기업에 대해선 적극적인 불매운동을 펼치기도 한다. 성추행, 기습 가격 인상 등으로 여론과 반대되는 행위를 한 치킨회사에 대해선 적극적인 보이콧을 행사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보복출점 등을 강행한 한 피자회사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예전엔 기업 입장에서 제품을 잘 만들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기만 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윤리적인 측면도 챙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IMF 구제금융 시절까지만 해도 애국심에 호소해 국산품 애용하기 운동을 벌였고 이 방법이 통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다시 같은 상황이 와도 비윤리적인 행태를 자행하는 기업 물건은 절대 구입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만큼 공정한 사회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이다.
과거에는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당장의 소나기만 피하고보자는 식으로 사과를 하고 넘어갔다. 이마저도 이제는 옛말이다. 사람은 잊어도 방대한 인터넷에 기록이 남아 사실상 잊혀지기란 불가능해졌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지만 소비자들이 벌이는 구매‧불매 운동과도 통한다. 기업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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