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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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이기영 시인
  • 승인 2017.08.04 11:27
  • 호수 5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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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음미하는 디카시 산책

들여다보기

내 맘도
가끔씩은 들여다보자
뒤틀리고 꼬여지고
시커멓게 굴속 된 마음
해바라기 하자

정지원(시인)

**

우리는 얼마나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았을까. 시인은 뒤틀리고 꼬인 마음, 시커먼 굴속 같은 마음, 눈부신 햇살에 활짝 펼쳐서 해바라기 한다면 바르게 펴질 것이라고 말한다. 시커멓게 타들어가던 마음도 밝고 환해질 것이라고 한다. 하루 한 번, 아니 며칠에 한 번이라도 나를 들여다보면서 혹여 뒤틀리지나 않았나, 자꾸 심사가 꼬이지나 않나, 시커먼 속을 알 수 없게 되지나 않을까 나를 반성한다면 저 부챗살처럼 펼쳐진 샛노란 꽃잎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될 거라고 말한다.
시인은 이번에 펴낸 디카시집 <홍매서정>에서 무릎을 꿇고 들여다보아야 보이는 들꽃에서 생을 관철하는 깊은 서정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작품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디카시다.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디카시의 전형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시인의 삶 자체가 이 한 편에 다 녹아들어 있는 것만 같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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