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받아야 하나?
갑상선암, 수술 받아야 하나?
  • 강호철 전남의대 내분비대사내과
  • 승인 2017.08.04 11:32
  • 호수 5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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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24>

의료계에서도 갑상선암 과잉검진과 수술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러다 보니 갑상선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수술날짜를 앞에 두고도 “갑상선암인데 꼭 수술 받아야 하나요?”라고 묻곤 한다. 암인데 그냥 지켜보자는 말인가? 갑상선암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물론 수술을 받을 수 없거나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을 받는 것이다. 만약 머뭇거리다가 수술 시기를 놓친다면 암은 진행되며, 그 때문에 완치의 기회도 놓칠 수 있으므로 수술 시점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암환자들은 대체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갑상선암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발생률 1위암으로, 갑상선암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최근의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갑상선암이 증가한 이유가 건강검진의 기회가 많아지고 검진기술이 발전하면서 크기가 작은 갑상선암까지 발견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갑상선암의 증가 이유가 다 설명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작은 크기의 갑상선암이 증가하는 것뿐 아니라 최근에는 모든 크기의 갑상선암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원인으로는 다이옥신, BPA(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호르몬 증가나 요오드 섭취의 증가 등 환경적인 원인이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되고 있다. X-레이, CT 검사와 같은 의료방사선 노출도 갑상선암 원인의 용의선상에 있으며,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비만 역시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위험인자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제치고 가장 명확하게 알려진 갑상선암의 유발요인은 방사능 노출이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지역 어린이들에게서 갑상선암이 급증한 것을 보면 방사능 노출이 갑상선암과 직접적인 원인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에 의한 만성적인 자극도 갑상선암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갑상선저하증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대부분의 환자와 보호자는 의료진의 뜻에 따라 수술을 받는다. 그런데 유독 갑상선암은 왜 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또는 언제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일까? 그것은 갑상선암을 흔히 ‘거북이암’ 또는 ‘착한 암’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련이 있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달리 천천히 자라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갑상선암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의 경우 거북이암의 속성을 나타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포암, 미분화암, 역혁성암, 수질암은 거북이암도, 착한 암도 아니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 이 암들은 다른 암들처럼 자라나고 전이하며 재발할 수도 있다.
환자들이 꼭 수술해야 하냐고 묻는 경우는 갑상선 유두암 중 크기가 1㎝ 미만의 암인 미세유두암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암의 경우에도 이미 주변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가 약 30%나 된다.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림프절로 전이됐는지, 또는 갑상선 외에 다른 곳으로 침범했는지 정확한 소견을 확인할 수 없다.
일본에서는 크기가 작고, 종양의 위치가 안전하며 다른 위험요인이 없는 일부 갑상선 미세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정기적인 관찰만 시행했다. 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후에 수술을 선택했다. 의료비가 매우 비싼 미국의 경우, 백인에 비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흑인에게서 갑상선암의 사망률이 훨씬 높았다. 결국 갑상선암도 다른 암들처럼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암일 뿐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강호철/전남의대 내분비대사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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