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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삼베옷
순간을 음미하는 디카시 산책
[582호] 2017년 08월 11일 (금) 글=이기영 시인 .
   

아버지의 삼베옷

올여름도 거미는 찾아와
부지런히 일을 하는데
아버지의 삼베옷 사이
쉰 막걸리 같은 땀 냄새
못 맡은 지 이십구 년째

김종태

**

아, 이보다 더 절절하고 사무치는 사부곡이 있을까. 종일 거미줄을 치고 다시 부서진 거미줄을 손질하는 거미와 거미줄을 보는 순간, 그 거미줄이 마치 평생 일만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삼베옷처럼 느껴져서 목이 메었을 시인의 슬픔이 눈앞에 선연하다. 그리고 그 땀내 전 삼베옷에서 나는 쉰 막걸리 같은 냄새마저 사무쳐서 그만 붉어져버린 시인의 눈시울에 나도 함께 코끝이 찡해진다. 스물아홉 해가 지나도 더 그리워지는 아버지다.
좋은 디카시는 이런 것이다. 풍경이나 사물을 포착하는 순간에 떠올려진 시적 감흥은 날시의 이미지 그대로이다. 가공하지 않은 정서, 극순간의 서정은 공들여 퇴고한 그 어떤 시보다 더 강력한 공명을 불러일으키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디카시는 이래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다. 글=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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