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과 면역력, 관계가 있다?
천식과 면역력, 관계가 있다?
  • 조상헌 서울의대 알레르기내과
  • 승인 2017.08.11 13:18
  • 호수 5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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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25>

쌕쌕거림‧호흡곤란‧기침 등의 증상 나타나
면역력 높여준다는 각종 건기식 현혹되지 말아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수영선수 박태환과 호주의 수영선수 그랜트 해켓,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게브르셀라시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들 스포츠스타의 공통점은 모두 한때 심각하게 천식을 앓았다는 것이다. 몸이 건강해야 할 운동선수가 천식을 앓았다는 것이 놀라운 일 같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던 유럽 8개국의 대표선수 373명 가운데 21.6%가 천식 진단을 받았을 정도로, 천식은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천식이란 기관지의 염증을 동반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천식환자의 기관지는 일반 사람들에 비해 민감해 외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기관지 수축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반복적인 쌕쌕거림과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이 바로 천식이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어떤 사람은 환경오염이 원인이라 하고, 어떤 이는 우리가 먹는 음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질병이 그렇듯 천식도 신체의 방어능력과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는 환경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천식치료의 원칙은 당장 고통스러운 증상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에 심각한 증상 재발을 예방하는 치료를 병행하도록 되어 있다. 즉, 천식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기관지 내 알레르기 염증을 조절하는 ‘질병조절제’인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항염증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요즘 들어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질병에 있어서는 면역력이 떨어져 병이 다시 나타났다는 생각들을 많이 한다. 천식을 포함한 알레르기 질환 역시 면역력과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질환들은 오히려 면역 과민반응이 문제인 경우다.
인간의 신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데, 그래야 균을 사멸시키고 병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병을 일으키지 않는 비병원체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은 병을 일으키지 않는 비병원체에도 과도한 면역반응을 나타내 오히려 인체에 해를 주게 되는데, 이것을 과민반응이라 한다. 특히 천식환자의 경우, 알레르기 염증이 일단 발생하면 손상된 조직을 통해 알레르겐이 쉽게 신체 내로 들어와 알레르기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나고 염증은 더 진행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천식은 과도한 면역반응에 의해 진행되는 만성염증성 질환임을 기억해야 한다. 과민반응이 진행되면 직접적인 원인물질이 아닌 감기라든가 찬 공기, 매연, 운동, 심지어는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인 자극으로도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알레르기는 일찍 진단해 병의 진행을 조기에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면역력을 높여 알레르기를 자연 치유시켜 준다는 각종 약물과 건강기능식품에 현혹돼 시간 낭비, 돈 낭비를 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식품 섭취만으로는 절대 천식을 치료할 수 없으며, 설사 그 식품에 알레르기 효과가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치료 효과를 얻을 정도로 많은 양의 식품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돈을 들이지 않고도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햇볕 쬐기를 추천한다. 요즘엔 실내에서 주로 생활해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이 많은데, 비타민 D 결핍과 알레르기 질환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매일 20분 정도 햇볕을 쏘이면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비타민 D가 합성돼 천식치료와 알레르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조상헌
서울의대 알레르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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