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만 안긴 해외가수 내한공연
실망만 안긴 해외가수 내한공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8.18 13:14
  • 호수 58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 오만방자하다. 지난 8월 15일 국내에 다녀간 세계적인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23)의 태도를 보고 떠오른 말이다. 아리아나는 이날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가장 싼 좌석이 9만9000원일 정도로 고가의 공연이었지만 2만장의 티켓이 삽시간에 매진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티겟을 구입한 관객들은 최정상급의 라이브 공연을 기대했다. 하지만 아리아나는 시작부터 기대를 외면했다. 공연 2시간 전에 한국에 도착해 리허설도 안하고 무대에 오른 것이다. 라이브는 그렇다 쳐도 동선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의 무대는 큰 실망감을 안겼다.
앞서 일본에서 진행된 공연에선 전날 도착해 충분한 리허설을 가졌지만 대조적으로 국내에서는 이를 생략해 ‘대충’ 공연한 듯한 느낌을 지을 수 없다. 2008년 뮤지컬 ‘13’을 통해 데뷔한 그는 2014년 첫 정규앨범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단숨에 슈퍼스타가 됐다. 하지만 사생활에서는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5년 7월 한 도넛가게에서 도넛에 침을 뱉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호감 연예인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러다 올 5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공연 도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최악의 테러를 경험했다. 이 사고로 22명이 숨지는 참사를 목격하고 2주간 투어를 중단하기도 했다. 2주후 그는 보란 듯이 파리에서 자선콘서트를 열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번 공연으로 다시 예전의 비호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영화와 달리 국내 음악시장은 작다. MP3를 기반으로 한 스트리밍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그 영향력은 더 작아졌다. 과거에도 불법복제 테이프와 CD가 난무하면서 해외가수의 음반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내한공연에서 차별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일본에 가기 전후 들리는 정거장쯤으로 여겨졌다.
지난 6월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브리트니 스피어스 내한공연도 비슷했다. 전성기가 지나 한국을 찾은 그는 수많은 히트곡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사로잡긴 했지만 사진 촬영이벤트를 갑작스럽게 취소하는 등 뒷말을 많이 남겼다.
반면, 현재 세계 최고의 밴드로 불리는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지난 4월 내한공연에서 자신들의 명성에 맞는 흥행과 감동을 모두 선사했다. 세월호 3주기에 치러진 공연에서 콜드플레이는 자신들의 대표곡 중 하나인 ‘픽스 유’(Fix you)를 추모곡으로 불러 팬심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 앨범을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한 번 공연 때 그들이 수억원을 벌어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팬들이 쥐어준 티켓값을 넘어서는 무대를 보여주는 건 그들의 당연한 의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