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홍보대사 탤런트 김성환 “해외지회 잘 만든 것 같아…교포 어르신들 자존감 되찾아 행복한 모습들”
대한노인회 홍보대사 탤런트 김성환 “해외지회 잘 만든 것 같아…교포 어르신들 자존감 되찾아 행복한 모습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8.18 13:22
  • 호수 5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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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지회 창립기념 위로공연에 혼자 3시간 동안 40여곡 불러
출발은 탤런트… ‘묻지 마세요’ 뜨면서 가수로서 제2전성기

“어르신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저도 울컥했다.”
8월 5일 열린 대한노인회 독일지회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돌아온 탤런트 김성환(67)씨가 하는 말이다. 대한노인회 홍보대사인 김씨는 독일지회의 초청을 받아 3시간여 동안 진행되는 무대에서 무려 40여곡의 노래를 불렀다.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등 재독교포 550여명은 김 홍보대사의 재담과 노래에 웃고 울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김 홍보대사에게서 기념행사 분위기 그리고 홍보대사로 지난 2년여 노인들과 함께 해온 소중한 시간들을 들었다.

-독일지회 창립기념 행사가 성대했나 보다.
“프랑크푸르트의 시민회관에서 열렸는데 독일 전역에서 교포 어르신들이 찾아오셨어요. 버스로 6~8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함부르크와 베를린에서 오신 분들이 제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는 말씀을 쉼 없이 하셨어요.”
-혼자서 40곡이나 불렀다고.
“독일지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저 혼자 위로공연 무대를 이어갔습니다. 대한노인회 홍보대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요. ‘꿈에 본 내 고향’ ‘타향살이’ ‘비 내리는 고모령’ 등 트로트와 제 노래를 불렀어요. 목이 쉬어 큰일 났어요. 오후에 또 공연이 있는데….”

독일지회는 2016년 8월 10일, 대한노인회 10번째 해외지회로 창립기념식을 치렀다. 파독간호사 출신의 하영순 독일지회장은 창립 당시 “교포 노인들이 치열했던 삶의 현장에서 물러나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인생을 관조하며 황혼기를 잘 마무리 하도록 독일지회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지회장은 1주년 창립기념 행사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날 그 말을 지킨 것이다. 김 홍보대사 역시 이날 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않고 봉사를 했다.

-독일지회 회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그분들은 정말 고마워하지요. 교포 어르신들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가장 기여가 크신 분들입니다. 알다시피 이분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 우리나라 산업화의 씨드머니(종잣돈)가 돼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이라고 봐요.”
-힘겨운 공연을 마친 소감은.
“대한노인회가 해외지회를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알기론 이 심 전임 회장이 미국‧브라질‧일본 등 18개의 해외지회를 만들어 교류하고 지원도 한다고 들었어요. 제가 ‘아침마당’이란 TV 프로에 나가서도 얘기했지만 이 심 회장이 무주에 노인전문교육원도 세우고 여러 가지 큰일을 많이 하셨지만 해외의 교포 어르신들까지 신경을 써준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분들이 저에게 하는 말이 대한노인회 일부가 돼 고국 소식을 통해 외로움도 덜고 자존감과 자긍심도 갖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교포 어르신들은 다들 애국자 아닙니까. 조국이 충분한 대우를 해주지 못하는 대신 대한노인회가 나서서 그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위로하고 배려하는 건 정말 잘 하는 일 같아요.”

▲ 김성환 대한노인회 홍보대사가 8월 5일, 독일지회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서 재담과 노래로 교포 어르신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김성환 홍보대사는 2015년 대한노인회 홍보대사가 된 이후 전국을 다니며 노인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인의료나눔재단 홍보물, 노인회 정기간행물 ‘노인생활’ 등을 통해 부지런히 노인회 사업을 알리고 있다.
-노인회 홍보대사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오늘날의 어르신들이 안 쓰고 안 먹고 절약하며 자식을 키웠기 때문에 이 나라가 이만큼 발전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우리가 잘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꺼이 받아들였어요.”
-어떤 각오로 일해 왔나.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어르신들의 단체인 대한노인회가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려졌더라도 부정적인 면이 많은 것 같아요. 노인인구 1000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노인복지부를 만들자는 말도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어요. 이대로는 안돼요.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누구나 노인이 됩니다. 국민이 그 사실을 알아야 해요. 정치하는 분들, 지도자들이 뭘 알아야 노인 정책을 만들고 계획을 세우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대한노인회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노인을 모시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방법은.
“혼자 공연을 하는 것도 좋고 이상용‧김덕수‧이수연 등 대한노인회 홍보대사 여러분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공연하는 방법도 있어요.”

김성환 홍보대사는 전북 군산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TBC 10기 공채 탤런트 시험에 약장수 흉내를 내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10여년 단역만 맡다가 노래, 사투리, 국악, 손박자 등 개인기를 살려 MC, DJ, 가수로 이름을 날렸다. 2010년 대한민국 무궁화 대상 대중문화부문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이사장(2006~2010년)을 맡아 연기자들의 기본권과 복지 개선에 기여했다. ‘고향이 좋다’(MBC) 등 시니어 대상의 프로를 오래 했다. 만학으로 경기대 연극영화학과를 나왔다. 현재 교통방송 라디오 프로 ‘김성환의 서울 블루스’(밤 9시~10시)를 28년째 진행하고 있다.

-노래 장단을 맞추는 ‘손박자’가 특이하다. 어떻게 시작했나.
“고교 1학년 때 우연히 배우게 됐어요. 이게 보기 보다는 어려워요. 손 구조도 중요합니다. 살이 좀 있어야 소리가 나와요.”
-창도 제대로 배운 것 같다.
“시간이 없어 정식으로 배우지는 못했어요. 박동진‧조상현‧신영희 선생 등에게서 살짝 배웠지만 소리는 천부적으로 타고나야 합니다. 배운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요즘 ‘묻지 마세요’가 뜨고 있다.
“유튜브 조회, 노래강사협회 순위, 방송회수 등에서 1위를 차지해요. 어르신들이 벽에다 가사를 써놓고 외우실 정도로 사랑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부르고 있어요.”
-어떻게 부르게 됐나.
“원래는 제 노래가 아니었고 후배 가수의 신곡이었어요. 작곡가가 ‘제가 더 어울린다’며 저에게 주었어요.”
-탤런트로 데뷔했지만 다른 영역에서 더 많은 재능을 보인다.
“사투리가 강해 드라마에선 별 빛을 못 봤어요. 군대 가서 표준말을 공부해 어느 정도 고쳤지요. 현재 맡고 있는 프로에서 손을 떼면 가수로 본격 나서려고 합니다.”
-30년 가까이 생방송을 하며 펑크 내지 않은 비결이라면.
“매일 생방송을 하려면 건강이 뒷받침이 돼야 합니다. 술 약속을 잡지 않고 소식과 건식을 해요. 집 사람과 여행 한 번 못 간 게 미안하지요.”
-앞으로 계획은.
“어르신들은 귀가 어둡고 눈도 잘 안보입니다. 어르신들이 즐거울 낙이 없어요. 즐겁고 기쁘지 않으면 행복한 인생이 아니에요. 제가 가진 모든 걸 쏟아 어르신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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