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성 야식은 수면부족과 우울증 불러
습관성 야식은 수면부족과 우울증 불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8.18 13:50
  • 호수 5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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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중독 증상과 치료법
▲ 야식에 중독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수면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야식 메뉴로 손꼽히고 있는 치킨을 튀기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야식메뉴 대부분 칼로리와 지방, 나트륨 함량 높아
중독치료가 필요하다는 점 인식하고 병원 찾아야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올해는 열대야 일수가 평년보다 더 많을 정도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잠 못 이루는 밤을 달래기 위해 시원한 맥주와 함께 치킨, 피자 등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는 인터넷 상거래와 푸드플라이 서비스의 보편화로 집에서도 손쉽게 야식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의 야식 사랑은 더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야식이 습관화될 경우에는 소화기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돼 주의해야 한다.
대개 이러한 음식들은 짜고 기름진 것들인데, 과도한 나트륨과 칼로리가 소화기 질환과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야식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습관화되면 오히려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야식은 위장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야간에는 소화기관의 기능이 저하되는데, 이로 인해 섭취한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소화불량이 일어나기 쉬워서다. 여기에 기름지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들은 위에 자극을 줘 위염, 위궤양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야식 메뉴, 고열량‧나트륨 함량 높아
보통 야식으로 즐겨 먹는 치킨, 피자, 족발 등은 대체로 고열량, 고지방에 나트륨 함량까지 높은 경우가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외식 영양성분 자료집’에 따르면 양념치킨은 1회 제공량(200g) 당 열량은 552㎉이며, 지방은 26.8g, 포화지방 5.4g, 나트륨은 805㎎에 달한다. 참고로 성인 여성의 하루 칼로리 권장량은 2000㎉, 남성은 2500㎉이다.
프라이드치킨과 피자 또한 마찬가지다. 프라이드치킨의 경우 100g 당 열량은 336㎉, 지방은 22g, 포화지방은 4.3g, 나트륨은 344㎎이며, 피자는 1조각(150g) 당 각 397㎉, 15g, 6.8g, 655.8㎎이다.
이렇게 과다 섭취한 열량이나 지방, 나트륨은 성인질환의 원인이 된다. 특히 피자, 치킨 등의 경우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데, 이러한 포화지방을 과도 섭취할 시에는 이상지질혈증이나 심혈관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트륨 또한 혈압 상승과 심근경색, 신장질환 등 위험성을 높인다.
이처럼 기름지고 짠 음식이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여전히 습관적으로 야식을 찾는 사람들은 많다. 야식에 의존할 경우에는 정신 건강 측면에서 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야식을 습관적으로 즐기는 사람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이러한 야식 섭취로 기분을 풀기 때문이다.
대한비만학회 연구에 따르면, 야식을 섭취하는 사람들의 경우 경미한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 정신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습관적인 야식 섭취는 일종의 ‘중독’ 증상이라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로 베이컨, 소시지, 치즈케이크 등 지방과 칼로리가 높은 인스턴트식품이 마약처럼 뇌의 핵심 보상중추를 지나치게 자극, 쾌감을 유발함으로써 먹지 않고는 못 견디는 강박섭식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야식 중독 의심되면 병원 방문해 원인 찾아야
문제는 이러한 야식 중독이 악순환을 낳는다는 점이다. 늦은 시간에 기름진 음식을 먹게 되면 몸은 수면 시간에도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 쉴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수면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더 악화돼 다시 잠을 잘 수 없어 야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야식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담배나 알코올 중독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것처럼, 야식 중독 또한 ‘중독’의 차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먼저 인식하고,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더불어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을 야식 섭취 등으로 해소하는 습관을 버리고 그 원인을 치료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기경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야식 중독이 아직 심각하지 않을 경우에는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 다른 스트레스 해소법 등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며 “다만 생활습관 교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서도 조절되지 않을 때에는 우울증 같은 기분 장애 혹은 수면관련 식이장애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료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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