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어선 자칭 페미니스트들
도를 넘어선 자칭 페미니스트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8.25 13:16
  • 호수 5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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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의 부모가 범인 김 모(35) 씨를 상대로 낸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단지 여자가 싫다는 이유로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김 씨의 행동은 사회적 공분을 사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강남역은 한동안 추모 인파로 휩싸였고 ‘여성혐오(여혐)를 혐오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급진 페미니스트들이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본지에 입사해 취재를 하면서 가장 놀랐던 건 70대 이상 노인 중에 여전히 문맹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대한노인회에서 적극적으로 문해교육을 주도하면서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다. 안타까운 사실은 문맹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어르신 세대만 해도 남녀차별이 극심했다. 지금과 달리 보통 6~7명의 자녀를 낳던 시절에 태어난 어르신들은 가정 형편상 동등하게 교육을 받지 못했다. 아들 위주로 교육을 시켰고 딸들은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채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남아선호 사상이 심해 빛도 보지 못한 여아들도 많았다. 김대중 정부 말에 여성부가 만들어지면서 여권 신장에 나서기 전까지 남녀차별은 극심했다.
이후 인식이 달라지면서 여성에 대한 대우는 나아졌지만 유리천장이란 말이 있듯이 육아휴직과 직장 내 승진 등 많은 부분에서 여성들은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페미니즘 운동은 전적으로 지지한다.
다만 현재 메갈리아란 인터넷커뮤니티에서 파생돼 자칭 페미니스트를 표방하는 일명 ‘메갈’의 행보를 보면 염려스럽다. 이들은 성별이 여자인 사람이 조금만 불리한 상황에 처하면 여혐으로 몰아간다. 가령 KBS ‘1박 2일’처럼 남자 출연자만 나오는 방송은 여혐 조장 방송으로 분류하고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낸 여자를 비판하는 것도 여혐으로 치부한다.


얼마 전 한 여성이 왁싱샵에서 혼자 일하는 사실이 알려져 강도에게 참변을 당한 ‘왁싱샵 살인 사건’도 여혐 사건으로 규정짓고 집단 시위를 벌였다. 피해자 가족들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이를 무시하고 강남역 시위를 강행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숭고한 정신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운동을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뭐든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 해당 성향을 가진 한 네티즌의 글로 마무리한다.
“여성을 약자로 대하면 여혐이고, 강자로 대해도 여혐이다. 여성을 보호하자는 것도 여혐이고 그렇다 해서 보호하지 않는 것도 여혐이다. 여자가 할 수 없는 일을 강요하는 하는 것도 여혐이며, 할 수 없는 일을 하지 마라는 것도 여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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