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 지속 땐 당뇨보다 무서운 합병증 나타나
고혈당 지속 땐 당뇨보다 무서운 합병증 나타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9.01 13:52
  • 호수 5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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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합병증 종류와 예방법
▲ 당뇨는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다양한 합병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평소에도 꾸준한 관리와 검진이 필요하다. 사진은 혈당을 체크하고 있는 한 어르신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망막증‧당뇨발‧협심증 등 합병증 다양… 실명하거나 심하면 사망
철저히 혈당 조절하려는 노력 필요… 식사·운동·약물요법 병행을

지난 8월 20일 부산의 한 주택 욕실에서 당뇨병을 앓던 권모(73) 어르신이 합병증으로 숨진 지 3일 만에 발견됐다.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이 건물 수압 문제로 입주민들에게 모두 연락을 했으나 권 어르신만 전화를 받지 않고 집에 인기척도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해 발견하게 된 것이다. 경찰은 권 어르신이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심하게 앓았다는 유족의 진술과 검안의의 소견에 따라, 당뇨합병증인 협심증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당뇨는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다양한 합병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 언제, 어디서 무슨 문제를 일으킬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같은 합병증의 실체를 알고도 철저하게 당뇨를 관리하는 환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처음 당뇨 진단을 받고서는 잘 관리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예전의 나쁜 습관에 다시 빠져들어 치료를 무위로 돌리거나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당뇨같은 만성 질환은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관리가 중요한데, 많은 환자들이 이를 소홀히 여겨 문제가 된다”고 우려한다.
당뇨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양은 정상이지만 인슐린에 체내 조절기능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혈중 포도당 농도가 증가해 나타나는 대사질환이다. 이런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심혈관계 질환이나 망막증, 신부전 등 다른 질환이 발생하는데 이를 ‘당뇨 합병증’이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으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개인 및 국가가 치러야 할 직‧간접 의료비용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당뇨 합병증 종류
당뇨 합병증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은 혈당이 급격히 변동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면 의식저하나 혼수가 오는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이 생기기 쉽고, 혈당이 갑자기 낮아지면 ‘저혈당’이 발생한다. 이런 합병증은 잘 치료하면 원상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어 위험하다.
반면, 만성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며, 한번 발생하면 회복이 어려운 특징을 가진다. 대표적인 만성 합병증으로는 ‘혈관 합병증’과 ‘신경 합병증’이 있다. 혈관 합병증에는 뇌혈관·심장혈관·말초혈관 등에 오는 ‘대혈관 합병증’과 안저혈관·신장혈관 등에 나타나는 ‘미세혈관 합병증’ 등이 포함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미세혈관 합병증이다. 미세한 혈관일수록 고혈당에 의한 손상이 쉬운데, 미세혈관이 많은 망막에 문제가 생기는 ‘망막증’과 콩팥의 미세혈관이 손상돼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신증’이 대표적이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고혈당으로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하게 되는 병으로, 당뇨병 유병 기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초기에는 특이증상이 없으므로 혈당 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중요하다.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에 의해 신장의 사구체가 손상된 상태로, 초기에는 단백뇨가 나타나다가 계속 진행되면 노폐물 배설이 안 되고, 몸이 부으며, 혈압이 오르는 요독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실명이나 만성신부전증 같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뇌혈관·심장혈관·말초혈관 등의 대혈관도 당뇨에 취약하다. 뇌혈관이 좁아지면 뇌졸중, 심장혈관에 문제가 생기게 돼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말초혈관이 영양분과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 당뇨발과 같은 ‘족부질환’이 생기기 쉽다.
당뇨는 신경에도 다양한 병증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합병증이 ‘말초신경병증’이다. 말초신경병증은 사지가 저리고 뜨끔거리거나 쥐가 나는 느낌이 반복되는 상태가 지속되는 병인데, 이런 상태에서는 감각신경이 둔해져 상처를 입기 쉽다. 그러다보니 무심코 방심한 상처가 괴저상태로까지 발전해 수족을 절단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당뇨 합병증 예방법
합병증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고혈당이므로 우선 평소에 철저히 혈당 조절을 하는 게 기본이다. 혈당이 정상 범위에서 유지되도록 식사·운동·약물요법을 병행해야 하며, 적절한 체중과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므로 당뇨병 교육은 필수다. 특히 당뇨 합병증은 다양한 장기에 나타나므로 각각의 합병증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도 중요하다.


최수봉 건국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서 대혈관과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히 심혈관계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 외에도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의 여부를 확인하고, 심혈관계 위험인자와 합병증의 정도를 규칙적으로 검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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