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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이후 자산관리 불안하다면 ‘후견신탁’ 활용
경증치매 노인, 미래 어떻게 대비할까
[585호] 2017년 09월 01일 (금)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 지난해 금융권에서는 치매 발병 등 정신적 제약을 대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고, 법정후견인의 적절한 재산 사용을 관리하는 안전장치인 ‘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을 출시했다.

2013년부터 성년후견제도 시행… 변호사 등 전문후견인 선임 가능
은행의 ‘성년후견제도 지원산탁’도 유용… 생활비·의료비 지급해줘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68세 이모씨는 요즘 하루하루 기억력이 달라짐을 느낀다. 인근 북한산 원효봉을 오를 만큼 신체는 건강하지만, 친구들의 이름과 단골 가게 상호가 잘 기억나지 않고 일주일마다 들르던 아들집 아파트 동호수를 깜빡하는 등 뭔가 머릿속에서 엉킨 기분이 지속된다. 친한 친구는 치매초기 증상 같으니 빨리 병원에 가서 진찰 받으라고 조언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이씨가 가진 노후자금을 온전히 자신의 치료비로 사용할 수 있을지, 또 맞벌이로 바쁜 자녀들이 행여나 자신을 방치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밀려들기도 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치매환자는 2017년도 8월 31일 기준 현재 72만4857명이고 2050년도에는 271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환자 한 명에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약 2030만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60대 이상 고령자 93%가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 정부에서는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를 확대하는 등 ‘치매 국가책임제’를 추진 중이고, 금융권에서는 지난해부터 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 치매안심신탁 등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후견인 선임을 통해 재산관리나 신상보호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존 한정치산·금치산제도를 폐지하고 2013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하면 가정법원에서 법정후견인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후견제도 지원신탁은 고객이 금융사에 재산을 맡길 경우 이를 관리·운용해 일정 기간 후 원금이나 수익을 돌려주는 새로운 금융상품이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1999년에 성년후견제도를, 2012년도에는 후견제도 지원신탁을 도입했다.
일본에서 성년후견제도 초기에는 가족이나 친족을 후견인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아 후견인에 의한 재산 횡령과 배임이 빈발했다. 이에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고 일정금액 이상이면 외부 전문금융기관에 맡기도록 의무화했으며 가정재판소에 의해 관리·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후견제도 지원신탁을 도입했다. 그 결과, 친지를 선임하는 비율은 91.0%에서 2016년도 28.1%로 감소한 반면 변호사 선임 비율은 50.3%로 제3자의 전문후견인을 지정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성년후견 지원신탁은 위탁자 본인의 인지상태가 양호할 때, 향후 후견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금전을 맡기는 것이다. 치매가 발병하면 법정후견인이 치매치료나 요양자금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위탁자를 위해 사용하게 된다.
사망할 때까지 신탁한 재산을 생활비, 의료비 등으로 안전하게 사용하다가 남은 재산은 사후 자녀들에게 상속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KB 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을 출시했다. 이 신탁의 최저가입액은 5000만원으로 후견개시 전까지 추가입금도 가능하다. 신탁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10년이지만 중도해지 의사가 없는 경우에는 최초 신탁기간과 동일한 기간으로 자동 연장된다.
신탁재산은 후견인의 신청에 따라 1개월 단위로 최소 12개월 이상 분할·교부한다. 신탁보수는 신탁원본 평균잔액의 0.2%다. 건강하지만 치매에 대비하고 싶거나 치매 우려가 있는 가족이 있어 상담하고 싶은 사람들은 KB골든라이프 치매안심 상담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변호사를 통해 상담과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 측은 “신탁은 압류 등 법적인 제한 등에서 안전한데다가 가족이 법정후견인이 되기 어려운 경우에 노후를 위한 좋은 대안이 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성년후견 지원신탁 중 치매 우려 고객만을 위해 별도로 치매안심신탁을 운영하고 있다. 치매안심신탁을 체결한 한 어르신의 경우 생활비는 본인이 직접 지급받되, 병원비는 은행이 병원 등 해당기관에 지급하도록 계약했다.
교부금 지급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정기적으로 교부하는 방식과 생활비, 치료비 등 뚜렷한 증빙 자료를 먼저 제출하고 은행에서 돈을 받는 방식이다. 이렇게 해당 케이스마다 필요한 절차가 달라 은행에 지급해야할 수수료에 차이가 난다. 하나은행의 경우 최저가입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비영리로 신탁이나 성년후견을 돕는 곳도 있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의 신탁·의사결정지원센터와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의 ‘따뜻한 후견인’이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서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신탁·의사결정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내부 심사에 따라 치매어르신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서식은 발달장애인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전화(1544-6912)로 따로 문의하면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재산관리를 비롯한 후견인이 필요하지만 보수를 지급할 수 없는 형편일 때는 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따뜻한 후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앙사무국(02-517-1801)이나 서울·경기·강원 등 각 지역본부에 신청하면 상담과 조사를 통해 세부적인 심사가 이뤄진다.
성년후견지원본부는 “본부 소속 법무사 한 명이 최소한 한 명을 담당하는 1회원 1후견인 켐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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