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위한 상품 개발에 나선 ‘착한’ 스타트업 기업들
노인 위한 상품 개발에 나선 ‘착한’ 스타트업 기업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9.08 10:55
  • 호수 5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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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끌림, 폐지 수거 손수레에 광고판 달아 수익 제공

에이티랩, 스마트폰의 글 편하게 읽어주는 앱 개발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서길자(81‧가명) 어르신은 기초연금으로 생활비가 빠듯해 몇 해 전부터 폐지수집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새벽같이 일어나 하루 12시간 가까이 폐지를 주워 얻는 소득은 월 1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성인 남성도 버거워할 정도로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다니느라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서 어르신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피었다.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스타트업 기업 ‘끌림’에서 제공한, 광고판이 붙은 가벼운 손수레 덕분에 몸도 편해지고 수익도 개선된 것이다. 서 어르신은 “청년들이 도와줘서 살아갈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소외된 노인들을 위한 상품을 개발하면서 창업 성공을 노리는 스타트업(신생 벤처)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한 손수레를 만들고 노인 전용 앱을 개발하는 등 수익은 아직 많이 나지 않지만 공익적 성격이 강해 큰 지지를 얻고 있다.

먼저 사회적기업 끌림(cclim)은 폐지 수거용 손수레를 제작해 노인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 동아리 ‘인액터스’ 출신 학생들로 구성된 끌림은 평소 폐지 줍는 노인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60~70kg에 육박하는 무거운 손수레를 끌면서도 월 10만원 내외를 버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

학생들은 기존 무거운 철 대신 아연과 철의 합금 소재로 바꿔 손수레의 무게를 30%이상 획기적으로 줄였다. 수레가 가벼우면 장애물도 재빨리 피할 수 있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또 3M에서 스티커 반사판을 지원받아 붙였더니 야간에 운행할 때 빛이 나 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버스 광고판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텅 비어 있던 손수레 양면에 광고판을 붙여 추가적으로 수입도 내고 있다. 끌림은 수레 광고로 얻은 수익의 70%를 어르신들의 몫으로 돌려준다. 10%는 수레를 깨끗이 관리하고 운행일지를 기록해 주는 고물상 업주가 갖고 나머지 20%는 사내유보금으로 쌓아 둔다. 월 광고비용은 10만원 가량으로 평균 6개월간 광고를 게시해 어르신들은 광고판 수입으로만 42만원을 추가적으로 벌게 된다.

끌림 관계자는 “폐지 줍는 노인들과 광고주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인 등 저시력자와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편히 쓸 수 있게 글을 읽어주는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도 있다. ‘샤인플러스’를 개발한 ‘에이티랩’이 그 주인공이다.
기존 스마트폰에도 읽어주는 기능은 존재했다. 다만 한번 동작하면 꺼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는 것을 다 들어야 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중간에 기능이 꺼지면 다시 화면 읽어주기 기능을 켜기 위해 스마트폰의 어느 부분을 터치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함부로 끄지도 못했다.
현재는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샤인플러스’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톡톡 치는 것만으로 읽어낸다. 앱과 화면에 나타난 모든 텍스트를 읽어내고 멈추기도 한다. 샤인플러스만의 또 다른 기능은 글자 확대 모드다.

에이티랩 관계자는 “샤인플러스는 음성 지원뿐 아니라 글자 확대도 동시에 가능해 사각지대에 있는 저시력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혼자 계시는 부모님을 위한 돌보미 앱을 개발한 기업도 있다. ‘아이센스’에서 개발한 ‘위드케어’는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님께 안부 대행, 동행서비스 등을 제공하는데 ‘대한민국 모바일 어워드 2017’ 3월의 우수 서비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안부 알림서비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환영받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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