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성교육이 필요한 시대
다시, 인성교육이 필요한 시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9.08 13:25
  • 호수 58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9월 4일 폭행 사건 하나가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부산 여중생들이 또래 여학생을 집단 폭행한 일이 전해진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피해 학생이 두 달 전 별다른 이유 없이 해당 가해자들에게 1차 폭행을 당했다는 점이다. 경찰의 수사가 미적지근하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사실상 가해자를 방치한 상황에서 충격적인 보복 폭행이 이어진 것이다.
마침 이날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친구와 약속이 있었다. 그를 보자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친구의 대답은 의외였다. 가해자에게 더 관심이 간다는 것이었다.
“부모가 어떻게 키웠으면 애가 그 모양이 됐을까 하고 하루종일 생각했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비싼 과외를 시켜주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아무리 해줘도 본인 자체가 부도덕하면 아들과 딸이 이를 보고 배운다는 뜻이다. 반인륜적인 범죄가 일어나 온 나라가 난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부모는 피해자측과 성난 여론에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제 자식이 소중한 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하다는 평범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부산 여중생 사건이 이후로 비슷한 사건이 전국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걸 보면 과연 일부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요새 식당가의 화두 중 하나가 ‘노키즈존’(No kids zone)이다. ‘맘충’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이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의 입장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맘충이란 ‘맘’(Mom)과 벌레를 뜻하는 ‘충’(蟲)의 합성어로 제 아이만 싸고도는 일부 몰상식한 엄마를 가리킨다. 이들은 4인 자리를 떡하니 차지해 1인분만 주문한 후 아이 먹일 음식을 무상으로 요구하거나 아이 기저귀를 간 후 버젓이 식탁 위에 올려놓고 가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아이를 데리고 오는 10명 중 9명은 지극히 상식있게 행동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중 유독 1명이 말썽을 피운다고 했다. 정당하게 음식을 팔면서도 부당한 대우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맘충’에게 모멸적인 대우를 받을 때마다 그만 둘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 역시 노키즈존 지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부산 여중생 사건으로 인해 여론은 소년법 처벌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키즈존 식당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둘 다 옳은 방법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 불가피한 대안이다.
다만 결과에 벌을 주는 방식보다는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한노인회에서 주장하듯 인성교육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