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스타 박막례 어르신의 메이크업 영상에 100만명 ‘클릭’
SNS스타 박막례 어르신의 메이크업 영상에 100만명 ‘클릭’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9.15 13:31
  • 호수 5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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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시니어 유튜브 크리에이터 3인
▲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사진 위) 어르신과 김영원 어르신. 두 어르신은 유튜브에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화장법과 보드게임 등을 주제로 방송을 하여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유튜브

80세 김영원 어르신은 ‘먹방’ 영상으로 유명… 연예인과 함께 촬영도
이경자 어르신은 청소년에 인기 있는 액체괴물 ‘만들기 영상’ 찍어

감각 있는 화장으로, ‘먹방’으로, 장난기 넘치는 만들기로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서 화제인 시니어 스타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 크리에이터 3인을 소개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란 전 세계에서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동영상 게재 사이트인 유튜브에 자신이 만든 영상을 올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올해는 국내에서 71세, 80세, 76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탄생했다.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는 이름 그대로 박막례(71) 어르신이 주인공이다. 지난 1월 30일에 ‘박막례 할머니의 욕 나오는 호주 케언즈 여행기’로 시니어 스타의 서막을 올렸다. 이 영상으로 시작한 박 어르신의 채널은 9월 14일을 기준으로 약 31만 5900여명을 구독자로 두고 있다. 구독자는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으로 꾸준히 영상을 시청하는 팬을 가리킨다. 박 어르신의 영상은 여행, 제품 개봉, 심리적 안정을 주는 소리인 ASMR, 초콜릿 만들기, 밭일하는 일상 등으로 다양하지만 가장 주목해야할 건 메이크업이다. 뷰티 유튜버라고도 불리는 그의 ‘치과 들렸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은 조회수가 190만이 넘고 ‘계모임 갈 때 메이크업’은 110만을 넘는다. ‘어르신이 용인시내에서 본 요즘 것들 메이크업’은 최근 유행하는 화장법을 제대로 재현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힙하다’(세련되고 유행에 맞다), ‘말투 취향저격’(말투가 내 취향)이라며 호응한다. 또한 영상에서 어르신이 밝힌 화장품 가게 직원의 무례함에 대한 비판에 공감하며 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제3회 29초 영화제에서는 “71세에 뷰티 유튜버에 도전해 또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며 “하고 싶은 일에 나이를 제한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출품해 수상했다. 박 어르신이 유튜브를 시작한 동기는 치매예방이다. 박 어르신은 친언니 세 명이 모두 치매에 걸린 가운데 병원에서도 치매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게 된다. 이에 손녀와 유튜브 놀이를 시작했다. 영상 주제는 어르신이 가장 즐거워하는 화장을 선택했다.
박 어르신의 메이크업 영상은 젊은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화장품 상표를 잘 읽을 수 있게 손바닥으로 받쳐주는 모습에서는 신뢰를 주고, 화통한 입담은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덴마크 가수인 크리스토퍼, 배우 이제훈, 개그맨 권혁수 등 여러 스타들과 만나며 시선을 끌었다. 이런 박 어르신의 스타성을 눈여겨본 롯데홈쇼핑은 박 어르신을 내세운 ‘막례쑈’를 제작해 화장품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패션잡지 보그에서도 박 어르신의 패션을 하이패션 컬렉션에 견주며 극찬했음은 물론이다.

‘영원씨 TV’는 80세 김영원 어르신이 주인공이다. 2월 24일에 ‘영원씨의 타이거새우 먹기’ 영상을 시작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14일 기준 12만 1500여명을 구독자로 두고 있다. 영상은 ASMR, 먹방, 만들기, 여행 등 현재까지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다. 이외에도 보드 게임하는 모습을 담은 ‘징쨩과 함께 생크림게임, 손바닥룰렛’ 영상도 있다. 영원씨 TV 컨텐츠 중 11화 ‘영원씨의 치킨 ASMR’은 조회수가 70만이 넘는 인기 영상이다. 개그맨 송준근이 함께하는 솜사탕 만들기 영상도 있다. 9월 1일에 올라온 제주도 여행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하다.
‘공대생네 가족’은 76세 이경자 어르신을 필두로 한다. 3월 19일에 직접 나무를 자르며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를 만드는 영상으로 세상에 데뷔했다. 14일 기준 구독자는 21만 5800여명이다. 공대생으로 불리는 손자가 산 대검인 엑스칼리버로 장작을 패듯 채소를 썰며 저녁을 준비하는 영상은 조회수 150만을 넘겼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엄청난 유행을 한 장난감인 액체괴물을 가족과 함께 만들기도 하고, 이 장난감을 어르신 친구들에게 소개하며 노는 영상도 인기를 끌었다.

시니어 유튜브는 진정한 1·3세대 통합을 이룬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어르신들은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주인공 역할을 하고, 손주들은 어르신이 멋진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이들은 촬영·편집, 배경음악, 자막 삽입 등 영상 제작을 도맡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걸 어려워하는 어르신을 격려하고 질문하며 진행한다. 또한 젊은이들답게 유튜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SNS를 활용하고, 댓글로는 팬들과 소통하며 기획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할머니가 새로운 걸 경험하길 바라고, 추억을 만들어 간직하고픈 애틋한 마음이 감동을 준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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