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구멍까지 나는 ‘위궤양’… 두 달 약물치료 받아야
위에 구멍까지 나는 ‘위궤양’… 두 달 약물치료 받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9.15 13:39
  • 호수 5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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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궤양 증상과 치료법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주로 생겨… 공복 시 극심한 ‘속 쓰림’ 일으켜
음주‧흡연‧스트레스 가능한 피해야… 적절한 식사량 유지도 중요

김정식(67) 씨는 얼마 전부터 식사만 하면 심한 복통에 시달렸다. 송곳으로 찌르는 듯이 배가 아팠고, 통증은 한동안 계속됐다. 어지럼증을 느끼는 일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구토를 하다가 피까지 토한 김씨는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위궤양으로 인해 위장에 출혈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김씨는 내시경 검사 후 출혈 부위를 지혈한 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

위궤양은 위산의 공격으로 위 점막이 훼손돼 생리적 결손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위벽은 다섯 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위염은 첫 번째 점막층에만 염증이 국한되지만 위궤양은 패인 듯한 형태의 상처가 점막하층까지 손상시키고 심하면 근육층까지 노출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위궤양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99만9242명이다. 2011년(133만8275명)에 비해 34만 명 가까이 줄었으며, 연평균 5.7%씩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만 명 수준은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4.6%(24만6117명)로 가장 많았으며 60대(20.7%,20만6554명), 40대(18.8%,18만7671명), 70대 이상(18.6%, 18만6043명) 순이었다.

▲ 상복부 통증을 일으키는 위궤양은 헬리코박터균, 진통소염제, 음주,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사진은 위 내시경을 통해 본 위궤양(왼쪽)과 위출혈 (가운데), 위 천공이 동반된 위궤양(오른쪽)의 모습.

◇위궤양 원인
위궤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균’이다. 이 균에 감염된 경우 매년 1%에서 궤양이 발생하며 감염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6~10배 정도 발병률이 높아진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위 점막을 공격해 궤양을 만드는 특징이 있다.
각종 퇴행성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먹는 약물도 위궤양의 원인이다. 진통소염제와 아스피린, 혈액순환제, 관절염약 등은 위 점막 세포층의 재생과 기능을 조절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생성을 차단한다. 상처를 입은 뒤 점막 조직이 재생, 치유되는 과정을 막는 셈이다.
음주나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등도 위궤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트레스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혈관 수축을 유발해 궤양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며 흡연은 혈액순환을 방해해 위 점막 재생에 필요한 산소나 영양 공급에 지장을 주게 된다.

◇위궤양 증상과 진단
위궤양의 주된 증상은 상복부 통증이다. 통증의 특징은 공복 시 오목 가슴 부위에 타는 듯한 아픔이 지속되는 것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잠시 동안 통증 없이 편하다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나 다시 통증이 지속되고, 음식물이 위로부터 십이지장내로 배출되면 통증이 소실된다. 이 외에도 통증, 속 쓰림, 더부룩함, 식욕부진 등이 있다.
그러나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고 질환의 심한 정도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은 정확도가 낮다. 위장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통증이 없더라도 궤양은 점점 진행돼 출혈이나 천공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위궤양은 주로 위내시경으로 진단한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궤양이 발견되면 조직 검사와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드물게는 위암도 궤양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위궤양 치료
위궤양이 확진되면 6~8주가량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강력한 위산억제제와 점막보호제, 제산제 등을 동시에 사용하며 헬리코박터균이 있을 경우 항생제를 이용해 제균 치료도 한다.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할 경우 위궤양의 재발 확률이 낮아진다.
2개월간 약물치료를 받은 후에는 반드시 추적 위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궤양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과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한다. 궤양 부위에서 피가 나면 내시경 지혈술 등을 통해 출혈을 막고,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임상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내시경 치료 후에도 출혈이 계속되거나, 위벽에 구멍이 났을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위궤양 예방법
위산분비를 촉진하는 생활요인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흡연이기 때문에 위궤양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또한 평상시 적절한 식사량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술은 위산분비를 자극할 뿐 아니라 도수가 높은 술은 직접 위 점막을 손상시키므로 가능한 절제해야하고, 커피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 강한 향신료가 첨가된 음식, 아주 차거나 뜨거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서정훈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흔히 속이 쓰리면 우유를 많이 마시게 되나 이것은 잠시 증상만 없애 줄 뿐 나중에는 칼슘에 의해 위산분비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면서 “관절염과 만성 통증으로 진통제를 복용해야 할 경우에는 점막 보호제를 함께 복용하고, 합병증으로 출혈이 있는 환자는 항혈전제, 혈전용해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출혈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전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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