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재능과 공헌으로 사회참여 증진을
노인 재능과 공헌으로 사회참여 증진을
  • 최성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 승인 2017.09.22 13:15
  • 호수 5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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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인의 날 주제는
‘노인의 사회참여로 미래 열자’

축척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한
노인의 사회참여 열망에 대해
일반 국민도 관심 갖고 지원을

오는 10월 2일은 ‘노인의 날’로,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에 시작돼 벌써 20년째가 됐다. 노인의 날은 UN총회에서 1990년에 10월 1일을 ‘국제 노인의 날’로 지정하고 1991년부터 UN에서 첫 국제노인의 날을 지키기 시작하면서 UN의 각 회원국에서도 ‘노인의 날’을 지키게 된 것과 관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UN에서의 노인의 날 지정 이후 8년이 지난 1998년부터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지키게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유와 경위야 어떻든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정해 지키게 된 것은 다행이고 벌써 20년째 노인의 날을 곧 다시 맞게 된다. 매년 노인의 날을 지키면서 포괄적으로 노인 문제와 고령화 문제를 생각하는 계기를 삼는 것은 좋은데 UN의 권장과 국제적 추세를 따라 매년 노인의 날을 맞으면서 새로운 이슈를 사회에 부각시키고 관련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 사회단체 및 국민 일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사실 UN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는 매년 국제노인의 날에 새로운 주제를 내 걸고 국제사회가 동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령주의에 맞서자’를 주제로 내 걸었고, 올해는 ‘노인의 재능과 공헌의 사회참여로 미래를 열자’라는 주제를 내 걸고 있다.
일부 노인은 보호와 복지의 대상이 되겠지만 더 많은 노인들은 건강하고 자신이 지금까지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일이나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가치와 유용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결정자, 기업가(기업주), 사회단체, 일반 국민들은 이 같은 노인들의 열망과 사회참여를 사회적 이점을 잘 알지 못하거나 노인들의 사회참여에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경우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평균수명이 70년 내외였기 때문에 60세 이후 노년기는 10여년에 불과했다. 물론 10년도 짧은 시간은 아니나 그 당시만 해도 나이에 비해 건강상태가 평균적으로 지금보다는 좋지 못했고 교육수준, 지식과 기술 수준도 지금보다는 훨씬 낮았기 때문에 노년기를 적당히 적응하면서 10여년 지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
2017년 현재의 평균수명은 12~13년 이상 길어졌고 건강상태도 40년 전에 비해 10년 이상이나 젊어졌다. 60세에서 추정된 평균여명은 남자는 23세, 여자는 28세 가까이 되고 있다. 대체로 60세 이후 보편적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게 된 것이고 40년까지 생존 가능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30년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는 노년기를 보내야 하는 60세 이상 시니어들을 보호와 복지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단순히 노후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게 한다는 것은 개인과 가족에도 큰 부담과 고통이 될 가능성이 크고, 연장된 생명은 크게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과는 반대로 지난 20~30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노인과 노화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이 크게 확산돼 왔고, 60세 이후 고용과 사회봉사를 증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도 미비해 2017년 현재 60세 이상은 1000만 명이 넘었으나 자신의 경험, 지식, 기술과 능력에 맞는 일이나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도 크게 제한되고 있다. 이제 60세 이후 30~40년의 노년기를 더 이상 적응모드로 살아가 갈 수는 없다. 발전적이고 생산적 모드로 살아가도록 노인 개인과 사회가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고령화가 심화되면 국가적, 사회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노인을 보호 복지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일과 사회공헌으로 사회에 참여시키려는 정책적, 사회적 의지가 부족한 데서 나오는 결과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화돼 2017년부터 노인인구가 아동인구를 추월하기 시작했고, 생산가능 인구(15~64세)도 오는 2031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는 미래를 생각하면 노인을 단순히 보호와 복지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데 누가 일해서 급속도로 증가하는 노인인구를 부양할 것인가?
고령화 사회의 가장 효과적이고 올바른 해법은 노인의 재능과 사회공헌으로 사회참여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생산성은 나이와 크게 관계없다는 것, 노인이라도 교육과 훈련으로 생산성과 능력을 유지·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노인 일자리는 청년 일자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적 사실로 밝혀지고 있는데 잘못된 상식과 편견 그리고 개인적 판단으로 이러한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올해 우리나라의 ‘노인의 날’은 단순한 연례행사로 끝내지 말고, UN에서 권장하는 2017년 국제 노인의 날 주제를 국가, 기업, 일반 국민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우리사회의 존립이 달린 저출산 대책과 함께 고령화 대책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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