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을 둘러싼 안타까운 논란
김광석을 둘러싼 안타까운 논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9.22 13:23
  • 호수 5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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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포크록의 대부 ‘밥 딜런’(76). ‘구르는 돌처럼’(Like a rolling stone),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knocking on heaven’s door) 등 그가 직접 쓴 주옥같은 가사들이 뛰어난 문학성을 갖췄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는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음유시인’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밥 딜런 못지않은 음유시인이 있었다. 지난 1996년 32살의 나이로 요절한 가수 김광석 이야기다. 일부 독자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그의 노래를 듣고 자란 30~50세대들에게는 전설적인 가수다. 군대 가기 전 노래방에서 꼭 한번은 부른다는 ‘이등병의 편지’를 비롯해 장년에 접어든 사람들의 애청곡인 ‘서른 즈음에’, 노년의 이별을 그린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그의 노래는 가사가 핵심이다. 그가 여전히 살아있었다면 밥 딜런이 그랬던 것처럼 생존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노벨문학상의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유서도 남기지 않고 기이한 자세로 목을 맨 흔적 등을 근거로 타살의혹이 짙었지만 공식적으로 그의 죽음은 자살로 종결됐다. 천재 음유시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듯 그의 노래는 살아있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수많은 후배들이 그의 노래를 다시 부르고 있고 기일에 맞춰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주기를 맞은 지난해에는 특히 성대하게 그의 노래가 불렸다.
이런 김광석의 이름이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의 부인이었던 서 모씨가 그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적기를 담은 영화가 개봉하면서 부터다. 또한 9월 20일 김광석의 음악저작권을 상속받은 딸이 10년 전에 급성폐렴으로 사망했고 서 씨가 이를 은폐했다는 다소 놀라운 사실이 알려졌다. 이외에도 서 씨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침묵하고 있어 오해만 쌓이고 있다.
제기된 의혹의 사실여부를 밝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쩌면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고 마릴린 먼로의 수상한 죽음처럼 숱한 의심만 남기고 잊힐 지도 모른다. 다만 고인의 넋을 제대로 기리기 위해선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모처럼 그의 노래를 찾아들었다. 20~30대 풋풋한 목소리를 간직한 그의 노래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살아있다면 60대를 바라보는 김광석이 부르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상상하며 가사 몇 자를 적어본다.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 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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