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주목받는 미술작가는 누굴까
올해 가장 주목받는 미술작가는 누굴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9.22 13:50
  • 호수 58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7’ 전
▲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써니킴의 ‘교복 입은 소녀들’. 전시에서는 함께 후보에 오른 박경근, 백현진, 송상희의 신작도 함께 소개한다.

후보 선정된 써니킴‧박경근‧백현진‧송상희 신작 공개

군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절도 있는 동작이다. 수십 명이 똑같은 동작으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움직이는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얼마나 많은 훈련을 했을까’라는 호기심과 함께 공포심을 자극한다. 지난 9월 18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총을 든 ‘무리’가 열띤 제식 훈련을 하고 있었다. “세워! 총!” “내려! 총!” 등의 구령에 맞춰 간단하면서도 절도 있는 동작을 반복했다. 총을 든 건 군인이 아닌 로봇이었다. 박경근의 ‘거울 내장: 환유쇼’ 속 로봇 부대의 움직임은 전시장을 전시(戰時)에 가까운 긴장감으로 채웠다.
2017 올해의 작가상 후보와 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내년 2월 18일까지 진행되는 ‘올해의 작가상 2017’ 전에서는 지난 2월 후보로 선정된 써니킴(48), 박경근(39), 백현진(45), 송상희(47) 작품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비전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 육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2012년에 시작해 대한민국 대표 미술 시상제도로 자리매김했다. 전시기간동안 또 심사과정을 거쳐 오는 12월 5일 최종수상자를 선정한다.
맨 먼저 전시실로 입장하면 하면 첫 번째 올해의 작가상 후보 써니킴을 만날 수 있다. ‘어둠에 뛰어들기’라는 제목의 회화와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소녀’가 어떤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어지는 회화를 보고 있자면, 소녀가 있는 풍경속을 산책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개개인의 내재된 기억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심리적 영역을 실제 공간으로 불러냈다.
이어지는 공간에선 가수‧작곡가‧화가‧시인‧배우‧감독 등으로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의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을 만날 수 있다. “특별한 설명보다, 누구나 의자에 앉아보고 책상에 놓인 시도 보면서 편안하게 쉬듯이 감상하면 좋겠다”는 백 작가의 설명처럼 평범한 휴게실처럼 보인다. 다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면면을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곳곳에 적혀 있는 글을 통해 휴게실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에 대한 추모를 경험할 수 있다.
이어지는 공간에선 박경근의 ‘거울 내장: 환유쇼’가 설치돼 있다. 로봇의 제식훈련이 이뤄지는 사이 높이 16미터에 달하는 벽엔 특정알고리즘에 따른 영상이 계속해서 상영된다. 거대한 인공지능(AI)이 작품을 컨트롤 하면서 제식훈련에 담긴 공포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마지막 공간에선 송상희의 아기장수 설화를 빌어 죽음과 재탄생의 변이 확장을 이야기하는 영상작업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와 비극적 이미지를 담은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소리 한번없이 흐느낌으로’를 볼 수 있다. 배성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