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할머니·할아버지들, ‘황혼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요즘 할머니·할아버지들, ‘황혼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9.27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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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손주 돌보다 명절엔 음식준비 하느라 허리·무릎 등에 무리
▲ 명절 후유증을 예방하려면 일하는 중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연합뉴스

“휴식 취해도 무릎통증 계속 땐 전문가 진단과 치료 받아야”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코앞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이지만 요즘 어르신들에겐 꼭 즐겁지만은 않다. 확연히 길어진 황금연휴가 반가운 반면 손주 돌보랴, 차례 준비 도우랴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연휴가 지나고 나면 무릎, 허리, 손목 등 전신이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토로하는 노년층을 종종 볼 수 있다.
평소에는 손주 돌보느라, 명절엔 음식 준비하느라 이중고를 호소하는 이른바 ‘황혼 명절증후군’이다. 손주를 돌보는 노년층은 육아 탓에 허리 등에 이미 무리가 가 있는 상태여서 가벼운 충격에도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명절에는 음식준비와 상차림, 손님맞이 및 뒷정리 등 짧은 시간 내에 집중된 가사노동으로 평소보다 2배 이상 힘들다. 이 기간 모든 주부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신체 질환 중 하나는 무릎통증이다.
추석에 각종 명절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바닥에 양반 다리를 하거나 쪼그려 앉아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무릎에 무리가 가게 된다. 관절에 무리가 가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증상이 악화되기가 더욱 쉽다. 이미 약해진 관절을 가지고 있는 노부모가 아이를 안고 업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아이 무게만큼의 하중이 무릎에 전달되면서 연골파열, 인대손상의 위험이 증가해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되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세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양반다리나 무릎을 굽힌 자세를 취하면 관절과 근육을 긴장시켜 통증이 악화되므로, 가급적 바닥보다는 식탁이나 탁자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방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쭉 뻗은 상태에서 양쪽 다리 사이에 일감을 놓거나 보조의자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하는 중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명절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명절 후유증은 휴식을 취하면 완화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났음에도 정신적, 신체적 상태가 정상화 되지 않을 경우 결코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명절을 보내면서 발생한 통증을 방치할 경우 더 큰 관절손상을 부를 수 있기 때문으로 상태에 맞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명절 후 무릎 관절 주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찜질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통증 부위가 붓고 열감이 느껴지면 냉찜질이, 뻐근하거나 묵직하게 뭉친 느낌이 든다면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 척추를 유연하게 해줘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 통증을 줄여주는데 효과적이다.

만약, 무릎을 굽힐 때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통증이 계속 나타남에도 무심코 방치하여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초기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무릎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약물 및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초기 치료를 못했거나 이미 중기 이상 연골손상이 진행된 경우라면 관절내시경 치료를 실시한다.

웰튼병원 관절센터 손경모 소장은 “명절에 쉴 틈 없이 일하고, 연휴가 끝난 후에도 손주를 보느라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노년층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며 “노년의 강도 높은 가사노동과 육아는 이미 약해진 관절을 더욱 손상시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올바른 자세와 휴식 시간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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