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인 양조장서 즐기는 주류문화 체험
막걸리·와인 양조장서 즐기는 주류문화 체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9.29 13:01
  • 호수 5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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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찾아가는 양조장’ 단체 관람도 많아
▲ 직접 양조장을 찾아 술을 빚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전국 30여개 ‘찾아가는 양조장’이 색다른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외국인들이 찾아가는 양조장 체험을 하는 모습.

한산 소곡주 일명 ‘앉은뱅이 술’ 빚기 체험… 문경 주조 오미자로 만든 여러 술 시음
그랑꼬또 포도 따기 체험부터 시음까지… 신평양조장 백련막걸리 문화관 열어

친목회를 운영하는 김준환(52) 씨는 최근 이색적인 모임을 준비했다. 평소 술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을 위해 차기 모임에 직접 술을 빚는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다. 연휴가 끝나는 10월 중순 주말에 진행될 모임을 위해 김 씨는 경기 안산시 ‘그랑꼬또’, 경기 용인 ‘술샘’ 등 수도권 인근의 ‘찾아가는 양조장’을 두고 친구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김 씨는 “평소 마시기만 했지 어떻게 만드는지 잘 몰랐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배워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광과 함께 지역 전통주를 맛볼 수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이 색다른 여행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통주 산업 육성을 위해 2013년부터 진행한 것으로 지역의 양조장에 직접 찾아가 다양한 전통주 체험과 지역 관광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전국 양조장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평가를 거쳐 선정하고 있다. 양조장은 환경 개선, 체험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은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2017년 올해 신규로 6개 양조장이 선정돼 전국 30개소가 운영 중이며, 2022년까지 50개소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앉은뱅이술로 유명 ‘한산 소곡주’
가장 대표적인 찾아가는 양조장 중 하나가 충남 무형문화재 우희열 명인이 빚는 한산 소곡주이다. 금강하구 주변의 넓은 평야와 갈대밭으로 유명한 충남 서천에는 40여 곳이 넘는 소곡주 양조장이 있지만 한산 소곡주가 가장 유명하다.

▲ 한산 소곡주를 찾은 체험객들이 시음회를 하고 있다.

소곡주는 물보다 쌀이 더 많이 들어가서 깊고 진한 맛을 내는 약주로, 그 맛이 너무 좋아 과거를 보러 가던 양반이 과거시험을 아예 잊은 채 계속 앉아서 소곡주를 마셨다고 해 앉은뱅이 술로도 잘 알려져 있다. 소곡주의 가장 큰 매력은, 감미료가 전혀 첨가되지 않아도 쌀이 주는 그윽한 풍미와 단맛을 느낄 수 있게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데 있다.
이곳에서는 직접 소곡주 빚기 체험과 함께 양조장 내부에서 100일 이상 숙성되고 있는 소곡주 항아리도 관람할 수 있다.

옹기가 빚은 맛 ‘문경주조’
백두대간 소백산맥 줄기를 탄 황장산(1077m), 대미산(1115m), 공덕산(913m)으로 둘러 쌓인 천혜의 자연환경인 경북 문경에 위치한 양조장인 문경주조도 가을 산행과 함께 가볼만 하다.
최근 KBS 인기프로그램 ‘1박 2일’에 등장한 오미자 막걸리를 빚는 곳으로도 유명한 이곳에서 국내 최고가 청주 중 하나인 ‘문희’를 만들고 있다. 상주 옹기장이자 경북 무형문화재 정대희 명인이 빚은 옹기에서 1년간 생으로 숙성시킨 술로, 전통주 전문가는 물론 와인 전문가까지 사로잡은 깊은 맛과 향을 낸다. 오직 문경의 쌀로만 빚으며, 물보다 쌀의 함량이 압도적으로 높아 쌀이 주는 풍미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전통한옥 양조장 체험과 함께 오미자의 고장인 동로면에서도 오미자막걸리, 오미자맥주, 오미자와인 등을 시음할 수 있다.

포도주 양조장 ‘그랑꼬또’
평소 와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대표 서해 관광지로 각광받는 대부도에 위치한 그랑꼬또를 찾으면 좋다.
그랑꼬또는 포도 과수원으로 시작해 지난 2001년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로 탈바꿈했다. 사전예약을 하면 간단한 시음회와 함께 와이너리 견학이 가능하다. 단체방문객을 위한 장소가 별도로 마련돼 있어 서해의 다양한 지역농산물로 만든 와이너리 식사도 즐겨볼 수 있다. 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포도 따기 체험도 가능하다.
지역 대표 음식인 바지락 칼국수 뿐 아니라 가을철이 되면 전어나 대하구이도 맛볼 수 있고, 제부도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양조장을 방문하면 두 섬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하얀 연꽃 막걸리 ‘신평양조장’
충남 당진에는 매력 있는 전시장을 가진 신평양조장이 있다. 1933년 설립된 양조장으로 현재 3대를 이어오고 있는 이곳은 2013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이후 미곡창고건물을 우리 술의 양조와 관련한 문화관으로 개조시켜 지난해 ‘백련양조문화원’으로 오픈했다. 신평양조장에서 사용한 각종 도구는 물론, 술과 관련한 역사적 자료 등이 전시돼 있어, 한 눈에 우리 술 문화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당진의 프리미엄 쌀인 해나루 쌀로 빚은 하얀 연꽃 백련 막걸리를 시음할 수 있으며, 막걸리 빚기, 막걸리 칵테일 체험, 명예 막걸리 소믈리에 등 풍부한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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