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노인을 봉이라 하는가
누가 노인을 봉이라 하는가
  • 정재수
  • 승인 2007.09.28 17: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천칼럼]

노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이제 웬만큼 갖추어졌다. 앞으로 이와 관련하여 상당한 국가예산이 소요되게 돼 있다. 국가예산은 물론 국민의 세금이다. 따라서 노인을 위해 적정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 예산이 쓰이는 곳에는 음식에 꼬이는 파리 같은 존재들이 항상 있다. 국가예산을 눈먼 돈으로 여기고 덤벼들어 좋은 제도나 법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예컨대 노인요양병원을 보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얼마나 많은 문제가 발생했는가.

환자를 빼돌리고 재입원 시키는 등 입원비만을 노리고 환자를 물건 취급하는 행태가 있는가 하면 무작정 설립했다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노인요양병원을 설립한 애초의 취지와 달리 사회의 인식은 나쁠 수 있는 것이다.

노인요양보호사를 비롯하여 이 법 시행과 관련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노인복지정책 시행의 실제 수요자는 노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종사자들도 있다. 보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그 업무가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왕 노인을 위해 종사하는 직업을 택했다면 최선을 다해 노인들이 복지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또 이 법과 제도 시행 초기에는 사회적 기회비용을 낭비할 가능성도 있다. 초창기의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악덕상혼이 판치기 쉽다. ‘노인복지정책 시행 앞두고….’ 이런 식으로 빙자하여 온갖 탈·불법적 영업행위가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질 나쁜 실버용품 등으로 노인을 ‘봉’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영업사원의 방문, 전화 마케팅 등 노인을 현혹시키는 상술에 휘말리지 않는 똑똑한 노인이 되어야 한다. 케이블 TV 같은 홈쇼핑을 이용할 때도 똑똑하면 후회하지 않는다. 생산자가 선량하기를 바라지만 우선은 노인이 조심해야 한다.

악덕 상술에 농락을 당하게 되면 금전적인 피해도 크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노인의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 하지 않는가. 일차적으로는 상술에 휘둘리지 말아야 하고, 혹 상술에 휘말렸다면 주변 노인들과 의논해서 대책을 찾으면 된다. 물건을 사겠다고 계약했다 해도 웬만하면 해지할 수 있다.

선진적인 노인복지정책에 맞는 똑똑한 노인이라야 국가예산도 절감하고 개인적으로 행복하다. 적어도 복지정책으로 눈 밝은 악덕 상인들의 배만 불려줬다고 해서는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