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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오래가게' 종로·을지로 일대 추억의 가게 39곳 선정
이야기가 있는 관광 명소로 키운다
[589호] 2017년 09월 29일 (금)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학림다방·만나분식 등
‘오래가게’라 이름붙여
온·오프라인으로 홍보

   
▲ ‘돌 레코드’는 그때 그 시절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온갖 장르의 레코드를 구입할 수 있는 보물창고였다.

대학로 학림다방은 2014년에 방영된 SBS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다. 드라마에서 400살이 넘는 외계인 역할을 맡은 배우 김수현이 김창완과 함께 예스러운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눈 곳이 바로 이 학림다방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온통 짙은색 나무로 구성된 내부는 오래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낡은 소파와 다소 어두운 조명은 진지하고 은밀한 이야기가 흘러나올 것만 같다. 이곳에서 주문하는 비엔나 커피와 맥주는 카페가 생긴 60년 전 사람들과 이어진 기분을 준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장충동 태극당은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왼쪽에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흔히 생각하는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외관은 아니다. 오히려 회색 건물에 한자로 써진 간판의 위엄에 선뜻 문을 열기 망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대로 문을 밀고 들어가면 순식간에 7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빵 이름을 표시하는 글씨체와 포장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외출하려다가도 막상 갈 곳을 찾지 못해 집에만 가만히 있거나 다니던 곳만 다니는 어르신들이 추억을 회상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래된 가게들이 주목받고 있다. 100년도 넘은 가게들은 어르신들을 청년 시절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 시절로까지 데려다 줄 수 있다. 쉽게 갈 곳을 찾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오래된 가게들을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그 주변까지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다.
30년 전의 여고생들이 결혼 후 자녀들과 찾아오는 ‘만나분식’, 아날로그 전축 스피커에서 오래된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돌레코드’, 조선 철종 대부터 전통 금박공예 기술을 이어오는 ‘금박연’ 등이다.
서울시는 오랜 시간동안 한 자리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서울만의 정서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가게들을 발굴했다.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오래가게’ 39곳에는 다방, 고미술화랑, 떡집, 한의원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된다.
방앗간, 책방, 이발소 등 생활문화 분야에서는 30년 이상 운영 중인 가게를, 칠기·유기·공방 등 전통공예 분야에서는 2대 이상 계승했거나 무형문화재 지정자 또는 기능전승, 보유자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홍보가 된 요식업 분야는 제외했다.
서울시는 “관광객들에게 도시 이면에 숨어있는 오래된 가게만이 갖는 매력과 이야기를 알려 색다른 서울관광 체험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시는 앞으로 ‘오래가게’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야기책과 지도, 오래가게 탐방 영상물 등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활용한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영상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인 ‘스노우(SNOW)’에는 ‘오래가게’ 느낌을 주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오래가게 필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로 ‘오래가게’ 주변을 방문하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열 예정이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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