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분만과 제왕절개, 산모에게 위험하지 않나?
유도분만과 제왕절개, 산모에게 위험하지 않나?
  • 박인양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 승인 2017.10.13 13:33
  • 호수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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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33>

산부인과 의사로 수많은 산모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모두 위대해 보였다. 열 달 동안 생명을 품고 견뎠고, 출산의 순간이 되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을 이겨냈다. 오직 생명을 위한 헌신과 노력이었다.
어머니가 되기 위해 열 달을 견뎌내는 산모들은 분만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수많은 질문들을 늘어놓는다.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유도분만과 제왕절개에 관한 것이다. 분만은 산모와 태아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정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개 산모 10명 중 8명은 임신 37주에서 42주 사이에 분만을 하며, 10명 중 1명 정도의 산모는 37주 이전에 분만한다. 그렇다면 남은 한 명의 산모는 언제 어떻게 분만하게 될까?

임신 42주를 넘어 임신이 지속되는 경우를 과숙임신이라 하는데, 보고된 바에 따르면 임신 기간이 42주를 넘겼는데도 태아가 나오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태아와 산모 모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양수의 양이 줄어들거나 태변이 착색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진통 중 또는 출산 중 신생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때문에 임신 41주에 이르면 산모의 경우 유도분만을 시행하게 된다. 하루 전날 입원해 경부를 말랑말랑하게 하는 ‘프로스타그란딘’이라는 질정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인위적인 약물이라기보다 원래 진통이 시작되면 임산부의 체내에서 분비되는 성분과 같은 것이며, 다만 유도분만을 위해 일시적으로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것이다. 이 약물을 사용하면 마치 알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이것을 신호로 하여 산모는 저절로 분만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므로 유도분만이라고 해서 인위적인 약물의 조작으로 분만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다. 유도분만을 한다고 해서 통증이 더 심한 것도 아니며 제왕절개의 확률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면 그것은 유도분만 때문이 아니라 출산이 늦어지는 지연임신의 특성 때문이다.
때로는 만삭이 아닌 산모에게 유도분만을 시행해야 할 때도 있다. 임신중독증이 너무 심해 임신을 지속하면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경우 진통을 일으켜 유도분만을 시도하는데, 분만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진통도 심하며 제왕절개의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의학적 판단에 따라 적절하고 안전하게 이뤄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출산을 앞두고 산모들은 자신이 분만을 잘 마칠 수 있을지, 또는 중도에 어떤 문제로 인해 제왕절개 수술이 필요한 건 아닌지 묻곤 한다. 제왕절개란 복부와 자궁을 절개해 태아를 분만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상황을 진통이 진행되기 전에 미리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골반이 매우 좁아 난산이 예상되는 경우, 임신부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 쌍둥이 등의 다태아인 경우 등 분만이 어려울 때에는 제왕절개를 사전에 결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모들은 자연분만을 시도하게 되며, 자연분만의 가능 여부는 분만의 진행이 어떠하냐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 진통에 따라 자궁 경부가 어느 정도 열려가고 있는지, 또 태아는 어느 위치까지 내려왔는지 시간마다 확인해가며 분만이 이뤄진다.

제왕절개를 했다고 해서 산모의 건강이 크게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제왕절개 역시 일반적인 분만과 유사한 과정이므로 특별하게 산후조리를 할 필요는 없다. 제왕절개로 분만한 후에는 자녀를 몇 명이나 더 낳을 수 있냐고 묻기도 한다. 과거에는 제왕절개 분만으로는 2~3명만 출산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추가적 분석이 이뤄진 결과 어떠한 방법으로 어떻게 수술했는지, 또 반복수술 시 뱃속 상황이나 자궁의 상태가 어떠한지에 따라 더 많은 출산도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므로 제왕절개 분만 후에도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해 임신 출산 계획을 세우면 아이를 많이 출산할 수도 있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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