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충북 충주시지회장 “모범경로당 선정해 市지원금 받아주고 복지관도 수탁운영해요”
이상희 충북 충주시지회장 “모범경로당 선정해 市지원금 받아주고 복지관도 수탁운영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10.13 13:36
  • 호수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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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

체신공무원 퇴직 후 경로당 회장‧사무국장‧노인대학장‧지회장 다 거쳐
초등생부터 노인까지 2000여명 참여, 세대 공감 ‘노인의 날’ 행사 치러

대한노인회 충북 충주시지회는 올해 색다른 노인의 날 행사를 치렀다. 9월 16일, 충주세계무술공원에서 열린 행사에 초등학생부터 일반인, 주부, 노인 등 2000여명이 참여해 함께 어울렸다. 행사 내용도 노인문화 경연대회, 하루카페, 세대공감 체험부스 등 다양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상희(74) 충주시지회장을 만나 행사 내용과 지회 운영 철학 등을 들었다.

-노인들만의 축제가 아니었나 보다.
“가수들이 노래하고 경연대회를 펼치는 메인무대는 따로 있고 부스만 20여개 설치했어요. 가훈 써주고 네일아트, 보디페인팅도 선보이고 한궁, 제기차기도 하면서 1‧3세대가 공감하는 자리였어요. 떡볶이, 커피 등을 판매한 ‘하루카페’는 독거노인 난방비 19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시상식도 풍성 했겠다.
“교육청하고 협력해 초‧중‧고 대상으로 효를 주제로 한 백일장을 열어 부문별 대상을 주었어요. 학생과 부모들이 같이 참여하니까 대회가 끝날 때까지 다들 남아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어요. 5만원씩 지원하는 모범경로당도 뽑았고요.”
-모범경로당이라니.
“우리 지회는 25개 읍‧면‧동 분회에 536개 경로당이 있어요. 시로부터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경로당을 선정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사무국장하고 경로부장이 분회장들과 함께 경로당을 방문해 점검을 했습니다. 동사무소 복지팀장도 간혹 동행했어요 노인 강령을 비롯해 기는 잘 달려 있나, 회계장부는 잘 쓰고 회원 관리는 잘 하고 있는가를 살펴 분회 당 한 곳을 선정해 시에 알렸지요. 내년에 그런 모범경로당에 월 5만원씩 지원됩니다.”
-충주시장이 노인회를 적극 돕는 것 같다.
“경로당을 잘 운영하면 시에서 보답하고 또 경로당 회원들은 그로 인해 치매 안 걸리고 건강해지면 약값 안 들게 되니 그게 훨씬 경제적으로 나은 거지요, 25개 경로당에 지원할 경우 적은 돈이 아니지요. 조길형 충주시장이 아주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노인회장이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돕겠다고 말씀하세요.”
-충주시 노인 현황은.
“21만 시민 가운데 노인이 3만6000여명(17%)입니다. 도시와 농촌의 노인이 4대 6 정도이고 생활수준은 중상입니다. 아주 못 살거나 잘 사는 이가 없는…. 여전히 농사짓는 노인이 많아요. 저도 그중의 한 사람이고요.”
-어떤 농사를 짓는지.
“밤농사(500그루)와 양봉(60개 벌통)을 합니다.”
-벌꿀 수확은 어느 정도인가.
“200L 드럼통 대여섯 개(2000만원 상당)예요. 용돈벌이는 됩니다. 지인들하고 나눠 먹기도 하고요.”
-충북은 ‘9988행복지키미’ ‧‘9988행복나누미’가 유명하다. 서로 어떻게 다른가.
“촌의 독거노인을 위해 9988행복지키미를 합니다. 일종의 노노케어인데 여기선 ‘동행’이라고도 합니다. 안부전화하고 찾아가서 말동무도 해주고 음식도 나눕니다. 9988행복나누미는 프로그램 강사 22명이 400여곳의 경로당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예방 등 각종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겁니다. 경찰서, 보건소도 참여해 보이스피싱, 교통안전 등의 예방교육과 당뇨‧혈압 등을 관리해줍니다.”
-충주는 노인전문교육원 예정지이다.
“정부 소유의 부지를 받아내고 복지부와 업무협약까지 한 상태에서 무주에 우정연수원이 생기면서 더 이상 진척이 없자 충주 노인들의 실망이 컸어요.”
-현재 어떤 상태인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노인교육원을 지어주겠다고 약속을 했고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도 제2의 노인전문교육원을 짓겠다는 공약을 했습니다. 노인회에서 앞장 서주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이상희 지회장은 노인전문교육원 설립과 관련해 이왕이면 소년원이 있던 과수원 자리보다는 수안보의 와이키키가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지회장은 “교육만 받으러 오라면 원하지 않을 노인도 온천욕이라면 올 것”이라며 “수안보는 중부내륙선철도 개통 예정을 비롯해 고속도로 진출로 등 교통 사정도 좋고 기반 시설도 잘 돼 있다”고 덧붙였다.

▲ 이상희 충주시지회장은 지회 직원들에게 항상 부모를 섬기는 마음으로 일해줄 것을 당부한다.

이상희 지회장은 충주 출신으로 군 제대 후 총무처 시험을 봐 체신공무원이 됐다. 32년간 충남북 지역의 우체국을 돌다 우체국장으로 퇴직했다. 충주시지회 사무국장, 노인대학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시로부터 2곳의 노인복지관을 수탁운영 중이다. 국민의 심복으로 성실하게 일한 공로로 내무부장관상, 체신부장관상, 모범공무원상,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우체국장 시절 에피소드라면.
“1984년 충남의 한 우체국에서 금융사고가 크게 나자 사고수습 책임자로 발령이 났어요. 사고 피의자로부터 협박을 받으면서 사고수습하고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일이 기억이 납니다.”

이 지회장은 눈에 파묻혀 동사할 뻔 했던 동네 어르신을 구한 일도 있다. 당시 우체국장이었던 이 지회장은 저녁밥을 먹고 늘 다니던 길을 따라 우체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눈이 많이 온 날이었다. 길에 커다란 돌 같은 게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입 주위만 동그랗게 눈이 녹아 있는 노인이었다. 이 지회장은 “술에 취해 길에서 잠든 노인을 등에 업고 500여m 떨어진 노인의 집으로 데리고 가 다행히 목숨을 살렸다”며 “그런 일이 있은 후 그분이 저만 보면 밥을 사 주더라”며 웃었다.

-노인회와 어떻게 연을 맺었나.
“충주에는 특수경로당 두 곳이 있어요. 경찰 출신들의 경친경로당과 체신공무원들의 정우경로당입니다. 퇴직하면서 바로 정우경로당 총무 일을 봤어요. 그러던 중 전전 지회장과의 인연으로 지회 사무국장으로 갔습니다. 3년 후에 그만두고 경로당 회장, 노인대학장 등을 지내던 중 직전 지회장이 사임하면서 이 자리에 앉게 됐어요.”
-특수경로당은 처음 듣는다.
“퇴직자들의 유대관계를 이어가는 사랑방 구실을 합니다. 어차피 사무실이 필요한데 경로당 겸해서 쓰면 경제적이기도 하니까요. 반면에 지역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어요. 그곳 회원들은 재능나눔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식으로 과거 국민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 있어요.”
-복지관 운영까지 힘이 많이 들 텐데.
“시 소유의 노인복지관 두 곳을 위탁 받아 운영 중입니다. 제가 복지관 법인대표에요. 지회가 들어있는 노인복지관에서 2600여명의 노인들이 28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하루 600여명이 식당에서 점심을 합니다. 충주시에서 노인복지관 1곳을 더 지어줄 예정이에요. 노인회장에 대한 대접도 극진합니다. 모든 행사에 노인회장을 꼭 참석시키고 인사말도 가장 먼저 시켜요. 일은 고되지만 보람도 느낍니다.”
-지회 운영 철학이라면.
“어른다운 노인이 돼야 합니다.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노인, 하다못해 칭찬의 말이라도 건네주는 노인, 길을 걷더라도 중간에서 휘젓지 말고 꼿꼿이 걷는 노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몸을 청결하게 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노인이 돼야 사회도 바르게 갈 수 있습니다. 항상 그런 마음으로 지회를 운영합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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