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박물관 ‘한중일 서체 특별전’ 동북아 3국의 서체 변화 한눈에
국립한국박물관 ‘한중일 서체 특별전’ 동북아 3국의 서체 변화 한눈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0.13 13:53
  • 호수 5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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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

한글 옛 궁체와 ‘민체’ 흥미로워… 한자‧가나와 비교도

▲ 거북이 배에 예리한 공구로 새긴 ‘갑골문’.

우리나라와 가깝고도 먼 나라인 중국과 일본. 사드 보복과 위안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지만 ‘붓’이라는 기록매체를 사용하는 한자문화권을 이루며 아시아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같은 피부색을 가져 똑같이 생겨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것처럼 저마다 한글, 한자, 가나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서체를 발전시켜 왔다. 이런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을 서체사(史)로 조명하는 이색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전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중일 서체 특별전’이다. 한글박물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571주년 한글날을 기념해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서체의 역사란 관점에서 세 나라를 비교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맨먼저 전시장 입구 들어서면 왼편에 커다란 연대기가 걸려 있어 한‧중‧일 서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중국과 한국은 초기 획의 두께가 일정한 서체에서 두께가 변화하는 서체를 창작한 반면 일본의 가나서체는 처음부터 한자의 초서(곡선 위주의 흘림체로 된 한자 서체의 하나, 草書)에서 비롯했기 때문에 흘려 쓴 글씨가 주종을 이룬다.
중국 서체로는 한자의 기원이 되는 기원전 14세기 갑골문과 문자가 새겨진 청동기, 그리고 국내 서예에 영향을 미친 안진경, 왕희지 등의 법첩 등을 선보인다. 이중 한국과 중국에서 발굴된 갑골문을 비교해서 보는 것이 좋다.
현재 알려진 국내 갑골문은 중국 갑골문의 대가인 동작빈에 의해 소개된 서울대 박물관 갑골문과 숙명여대 박물관이 소장하는 갑골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편들이 있다. 이번 전시에는 숙명여대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편이 전시되며 중국 은허박물관 소장 갑골문 중 완전하게 남아 있는 편을 중국문자박물관 탕지건 관장의 협조를 통해 복제한 것을 전시한다.
일본의 가나서체 자료 중에선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귀중본인 ‘다카마쓰노미야가 전래 긴리(황실)본’ 가운데 ‘다카마쓰노미야가본’의 노래 겨루기 내용이 담긴 ‘간표노온토키키사이노미야 우타아와세’(寬平御時后宮歌合) 사본이 눈에 띈다. 막 그은 듯하면서도 유려하고 매끄러운 가나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한글자료로는 ‘훈민정음언해본’, ‘월인석보’ 등 초기 훈민정음체를 볼 수 있는 판본들과 조선중기 이후 화려한 꽃을 피운 왕실의 궁체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필사본 고소설 등에서 아이들이 제멋대로 쓴 것 같은 개성 넘치는 ‘민체’도 흥미롭다.
또한 이번 전시에선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전시품 서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품, 작가, 서체 등에 관한 모든 설명을 정보영상 모니터에 담았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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