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불청객 ‘전립선 비대증’… 심할 경우 소변 못 봐
남성의 불청객 ‘전립선 비대증’… 심할 경우 소변 못 봐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10.13 14:02
  • 호수 5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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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 증상과 치료법

[백세시대]

노화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 빈뇨‧야간뇨‧잔뇨감 등 증상
초기엔 약물요법으로 치료 가능… 매년 1회 정기적인 검사 필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김지용 씨(63)는 얼마 전부터 소변이 중간에 끊기거나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는 느낌을 받았다. 초기에는 업무 피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증상이 심해지자 가까운 병원의 비뇨기과를 찾아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전립선비대증으로 밝혀졌고, 김씨는 일주일 뒤에 수술을 받고 완쾌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방광이 과도하게 예민해지면 소변 참기가 힘들어지고 이때 배뇨기능이 좋지 않은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평소보다 더 심한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소변횟수도 늘어나면서 한밤중이나 새벽에 시도 때도 없이 소변이 마려워 잠을 깨기 일쑤다.

남성에게만 있는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자리 잡은 호두알만한 크기의 기관으로, 정자의 생존을 돕는 전립선액을 분비한다. 하지만 노화로 인해 이 전립선의 크기가 정상보다 커지면 요도를 압박해 여러 가지 증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60대에는 평균 60~70% 정도 나타나고, 70대가 되면 거의 모든 남성에서 나타날 정도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환자 수는 지난해 102만 여명에 달했으며, 매년 7%씩 증가하는 추세다.

▲ 전립선은 방광 출구와 요도를 감싸고 있는 호르몬 기관으로, 전립선액을 분비해 정액을 만들고 정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림은 정상 전립선 모습(왼쪽)과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그림=대한의학회

◇전립선비대증 증상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면 1차적으로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나오는 길이 좁아지고 이에 따라 배뇨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의 배뇨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증상(빈뇨) △자다가 1번 이상 일어나 소변을 보는 증상(야간뇨)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소변이 가능한 증상(복압배뇨)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또 보고 싶은 증상(잔뇨감)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증상(요절박) △소변을 참지 못해 옷에 누는 증상(절박성 요실금)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요도염과 방광염, 성기능 장애 등이 있다. 심한 경우 소변이 갑자기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 증상을 보이며, 신장이 손상돼 신부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소변을 본 후에도 방광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으면 방광 속에 정체돼 있는 소변으로 인해 요로감염(방광염)이나 방광 결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경우에 따라 신장으로 압력이 가해지면서 요로와 신우(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모으는 기관)가 늘어나는 수신증이 발생해 신장이 손상된다. 또한 심하게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배출을 완전히 막은 경우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요폐가 발생해 응급으로 소변줄을 꽂아 소변을 배출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
전립선비대증 증상 초기에는 배뇨습관 개선 등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환자가 견딜만한 수준인 경우 일정 기간 동안 경과를 관찰한 뒤에 좌욕, 배뇨습관 개선, 수분 섭취량 조절, 식이요법 등으로 증상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배뇨습관 개선이나 식이요법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약물치료가 권장된다. 약물요법에는 요도의 조임을 없애는 치료제(알파차단제)와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제(안드로겐억제제)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 중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는 안드로겐억제제는 남성호르몬이 전립선 비대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변화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구용 약은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한 번 1정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직장생활에 바쁜 남성들도 간단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됐다고 약을 끊으면 또다시 전립선이 커질 수 있으므로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만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전립선비대증 수술은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다. 이는 요도에 내시경 기구를 넣어 전립선 조직을 잘라 제거하는 것으로, 흉터가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부작용으로는 출혈, 발기부전, 요실금, 요로 감염 등이 있다.
최근에는 전립선비대증 수술에 레이저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전립선을 감싸는 바깥의 막(피막)과 비대해진 전립선 사이를 통째로 분리해 제거하는 식이다. 조직을 태워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몸 밖으로 빼내기 때문에 통증과 출혈 등의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특징이다.
요도 스텐트 삽입술은 좁아진 요도에 스텐트를 일시적으로 삽입해 좁아진 요도를 넓히고 소변 배출 통로를 확보하는 시술로, 입원이나 마취 없이 외래에서 간단한 내시경만으로 스텐트를 삽입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평소 배뇨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조기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전립선비대증이 비만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평소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해 복부비만이 없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다.
윤현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40대 이상 남성의 경우 1년에 한번, 정기적인 전립선 검사를 통해 전립선 건강을 챙겨야 한다”면서 “기온이 크게 낮아질 때는 내복을 착용하거나 좌욕 등으로 전립선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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