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낮을수록 좋다?
콜레스테롤, 낮을수록 좋다?
  • 김영조 영남의대 순환기내과
  • 승인 2017.10.23 09:23
  • 호수 5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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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34>

[백세시대]

50대 중반의 박지방(가명)씨는 아파트 주민을 만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건강했던 윗집 아저씨가 지난 밤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돌연사의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증이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얼마 전 TV에서 혈관이 막히는 이유가 콜레스테롤 때문이라던 말이 떠올랐다. 내 몸의 콜레스테롤은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해야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는 지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

익숙한 단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작 콜레스테롤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콜레스테롤이란 인체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으로 소화를 돕는 담즙산을 만드는 데 필요하며, 생리적 기능을 유지하는 성 호르몬, 스테로이드 호르몬, 비타민 D의 합성을 돕는다.

그럼에도 콜레스테롤은 필수 영양소로 분류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지 않아도 필요하면 체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은 주로 간에서 합성되며, 그 외에도 거의 모든 장기세포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한다. 평소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체내 콜레스테롤이 높은 이유는 몸속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었건 먹지 않았건, 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 많아지면 혈관 내벽에 붙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급기야는 혈관 협착 혹은 폐쇄를 일으킨다. 이로 인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질병이 나타나 심장돌연사를 일으키기도 하고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식습관을 바꾸는 식이조절과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해 반드시 수치를 낮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로 구분된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이송해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므로 많을수록 유리하다. 반면,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이게 되므로 적을수록 건강에 좋다. LDL 콜레스테롤의 정상범위는 90~130mg% 정도이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먹지 않았는데도 LDL 콜레스테롤이 65mg%로 많이 낮다면 영양결핍, 암, 심한 심부전, 간질환, 선천성 지질대상이상 등의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런 질환 없이 콜레스테롤이 이 상태로 유지된다면 건강한 혈관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축하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면서 LDL 콜레스테롤의 정상범위인 90~130mg%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기 위한 약을 복용하게 된다.

이때에는 ‘스타틴’이라는 약을 복용하게 되는데, 이 약은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탁월하다는 것이 증명된 약이다. 하지만 모든 성인이 매일 복용해도 되는 기적의 약은 아니다. 다른 약처럼 간장 장애, 근육통, 당뇨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을 통해 얻는 이점과 그에 따르는 부작용을 고려해 복용과 용량을 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노인의 경우에도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을까? 그러나 노인에게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좋다’는 공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초고령 노인에서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만성질환, 영양실조, 잠재적인 암 등으로 인한 노쇠현상의 한 지표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나쁜 콜레스테롤이 낮을수록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다. 나이나 몸 상태에 따라 일률적인 잣대로 기준을 삼기보다는 기준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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