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독거노인 목숨 구한 9988 행복지키미
위기의 순간 독거노인 목숨 구한 9988 행복지키미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10.23 09:53
  • 호수 5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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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에서 개발한 사업, 전국으로 확대돼

[백세시대]

▲ 9988 행복지키미(옥천 시니어클럽 소속)가 수혜 가구를 방문해 어르신과 일상적 대화를 나누며 정서적 공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말벗 활동을 펼치고 있다.

충북 진천군지회 이순구 행복지키미, 독거어르신 구하고 계속 돌봐
주 3~4회 수혜자 방문…이상 발견되면 가족 등에 알리고 응급조치

‘혼자 있다가 갑자기 쓰러져서 나중에 발견되면 어떡하지?’
혼자 사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걱정이다. 특히 어르신들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불안한데다가 외로움에 지칠 때가 있다. 이런 노인 소외와 고독사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가는 사업이 있다. 충북도의 9988 행복지키미 사업이다.

▲ 쓰러진 독거 어르신을 구한 9988행복지키미 이순구 어르신.

얼마 전 한 행복지키미가 독거 어르신을 방문하던 중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구하면서 9988 행복지키미 사업이 재조명 받고 있다.
충북 진천군지회(지회장 노태근) 소속 9988 행복지키미 이순구 어르신(사진)은 지난 8월 26일 사업 수혜자인 A 어르신(76)의 안부를 묻기 위해 집을 방문했다. 두 어르신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A 어르신이 갑자기 숨 가빠하며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순구 행복지키미는 신속히 A 어르신을 자가용에 태워 진천읍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A 어르신은 응급 검진결과 심장혈관이 막힌 것으로 나타나 응급차로 충북대병원으로 후송돼 혈관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

이순구 지키미는 입원 중인 A 어르신에게 꾸준히 병문안가며 식사를 함께하거나 말벗이 됐으며, 퇴원 후에도 더 각별히 신경 쓰고 있어 340여명의 지회 지키미들 사이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김완구 지회 취업지원센터장은 “9988 행복지키미는 같은 마을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사업으로, 가까운 이웃이 멀리사는 자식보다 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태근 지회장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농촌사회인 만큼 서로서로 돕는 노노케어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며 “이번 사례는 12월에 있을 충북도 9988 행복지키미 한마당에 수범사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9988 행복지키미 사업은 충북도가 개발해 2014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소외노인 상시 돌봄 서비스다. 마을별로 선발된 행복지키미가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독거 어르신, 조손가구, 경증치매환자 등 취약노인을 보살피는 사회 안전망이며 노인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이기도 하다. 정부 3.0 우수사례로도 선정돼 2015년도부터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전국 사업지침으로 확정됐다. 올해 전국 행복지키미 8만명 중 5011명이 충북도에서 활동이 활동하고 있다.

행복지키미들은 수행기관의 활동교육 및 안전교육을 약 10시간 이수하고 12개월동안 월 30시간 활동한다. 활동비는 월 27만원이다. 주로 1월에 모집 공고가 나오지만 연중 원하는 때에 대한노인회, 시니어클럽, 복지관 등 수행기관에 신청이 가능하다. 이미 사업이 시행중일 때에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차례를 기다릴 수 있다.

주 3~4회 수혜자 가정을 방문해 안전을 확인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담당할 경우에는 매일 찾아가 생활실태를 점검한다. 경로당이나 논, 밭 등 야외에서 안부를 확인할 경우 바로 그 장소에서 지키미 활동을 수행하되, 야외에서 확인하지 못할 경우에는 필히 가정방문을 진행해야 한다.

방문이나 전화로 안부를 확인할 때마다 근무일지에 기록해 관리한다. 참여자 보호와 민원발생 최소화를 위해 2인 1조 활동이 원칙이나 산간오지마을이나 소규모 농촌마을의 경우에는 1인이 활동하기도 한다.
방문을 통해 알게 된 욕구사항이나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직접 도움을 주거나 수행기관에 전달해 해결할 수 있도록 힘쓴다. 또한 수혜자의 비상상황을 대비해 휴대폰이나 비상연락망을 지참해 상시 대기상태를 유지한다. 이상 징후나 위급상황 발생 시 즉시 가족이나 수행기관에 연락하고 응급조치 한다.

김완구 센터장은 “지키미들은 수혜자들이 다른 어르신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경로당이나 마을공동체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변하는 정부시책이나 마을동향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메신저 역할까지 하는 등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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