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면 다 심장질환일까?
가슴, 아프면 다 심장질환일까?
  • 장양수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 승인 2017.10.27 13:52
  • 호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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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35>

[백세시대]

심장남(가명) 씨는 며칠 전부터 가끔씩 가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곤 했다. 조이는 듯 아프다 말다 하기를 몇 차례,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자칫하면 생명을 잃는 병일지 모른다며 병원에 가라고 했다.
중년 이상의 사람들에게 가슴부위에 통증이 나타날 때 가장 먼저 의심되는 질환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은 우리나라 돌연사 원인 1위의 질병으로 한 해 동안 이 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 수가 무려 9000명 가량이나 된다.

가슴통증 환자들 중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질환 환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가슴통증이 나타났다고 해서 모두 심장질환은 아니다. 때문에 가슴통증의 원인이 어디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질환을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가슴통증으로 응급실이나 외래진료실을 찾은 환자가 심장 때문에 생긴 통증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위해 보통 환자에게 “가슴의 어느 부위가 아프세요?”, “가슴이 어떻게 아프세요?”,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얼마 동안 아프세요?”, “주로 언제 무엇을 할 때 아프세요?” 등의 질문을 던진다.

가슴의 어느 부위가 아프냐는 첫 번째 질문에 환자들은 통증부위를 이야기한다. 보통 협심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가슴통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필요한 만큼의 혈액이 흐르지 않아 생기는 것이다. 때문에 통증이 나타나는 위치는 대략 흉골 뒤나 좌측 가슴이 흔하고, 종종 왼팔이나 목 부위로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환자들 중 손가락으로 특정부위를 가리키며 한 부위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통증의 원인이 심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질문인 가슴이 어떻게 아프냐고 물을 때 ‘조인다’, ‘뻐근하다’ 혹은 ‘쥐어짠다’라고 대답하는 경우 심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바늘로 콕콕 찌르듯이 아프다’, ‘칼에 찔린 듯하다’라고 통증을 표현하는 경우 다른 문제로 나타난 흉통일 가능성이 더 높다.
통증 지속시간과 관련한 질문의 경우, 협심증이면 통증의 지속시간이 30초 이상 10분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협심증에 의한 흉통은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약을 혀 밑에 넣으면 1~2분 이내에 사라진다.

또한 무엇을 할 때 아프냐는 마지막 질문의 경우, 심장질환 환자는 평소에는 괜찮다가 빨리 걸어갈 때나 언덕이나 계단을 올라갈 때 더 아파지며, 휴식에 의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급성 심근경색증은 계속적인 가슴통증이 나타나며 안정했을 때에도 통증은 계속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장이 원인이 아닌 통증의 경우, 가장 흔한 원인질환은 소화기계 질환의 하나인 역류성 식도염이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에 흔히 가슴통증이 나타나는데, ‘가슴이 타는 것 같다’는 표현을 주로 한다. 밤이나 새벽에 통증으로 잠이 깨기도 하는데, 음식이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가슴통증을 일으키는 또 다른 질환으로는 근골격계 질환인 근막동통 증후군과 늑연골 관절염 등이 있다. 근막동통 증후군은 주로 등쪽 근육에 통증을 일으키는 유발점이 있어 그곳을 시작으로 여러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늑연골 관절염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눕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혹은 부위를 손가락으로 누를 때 통증이 심해진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가슴통증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으므로 증상을 덮어두어서는 안 된다. 특히 가슴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면서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러움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심근경색증이나 대동맥질환과 같은 중대 질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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