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화성시지회 휴먼시아6단지경로당 '장 담그기 사업으로 자생력 키운다'
대한노인회 화성시지회 휴먼시아6단지경로당 '장 담그기 사업으로 자생력 키운다'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10.27 14:14
  • 호수 59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와우 이 경로당 <19> 경기 화성시 향남 휴먼시아6단지경로당

[백세시대]

▲ 경기 화성시 휴먼시아6단지경로당 회원들이 점심 식사 후 이야기를 나누며 지회에서 연계한 부업인 전기내장용 성형박스 조립을 하고 있다. 수익은 오롯이 어르신들에게 분배돼 용돈으로 쓰이고 있다.

어르신 손 맛 살려…수익금 청소년 공부방에 지원키로
아파트 관리소장인 최승용 특별회원의 도움이 큰 힘

“우리가 만든 된장·간장은 일조량이 좋은 장독대에서 숙성해 맛이 좋아요”
10월 24일 방문한 휴먼시아6단지에서는 장독대 20여개가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된장·간장은 아파트 주민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경로당 회원들이 자생력 확보를 위해 담근 것이다.

▲ 정일섭 화성시지회장

많은 경로당들이 예산 부족을 겪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을 펼치는 대한노인회 경기 화성시지회(지회장 정일섭) 향남 한우물마을 휴먼시아6단지경로당(회장 황의수)의 사례가 관심을 모은다. 휴먼시아6단지경로당은 지난해 경기도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 사업에 선정돼 3년간 매년 2000만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아침이 기다려지는 경로당’은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열린 경로당으로 탈바꿈하고 경로당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사업으로 휴먼시아6단지경로당이 시작한 것은 전통 장류 사업이다.

황의수 회장은 “돈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지만 경로당에서 화투만 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고, 지자체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갱생하기 위해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두부, 김 등 다양한 사업을 물색하던 중 어르신들의 손맛을 살린 전통 된장·간장, 고추장으로 정했다.

만든 장류를 아파트 입주민과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면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경로당 자생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황 회장은 “도 지원 자금이 예상보다 늦어져 어려움을 겪었지만 장류 사업에 대해 회원들 모두 환영하며 적극적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어르신들은 각자 장류 한 통씩을 집으로 가져가 가족들과 맛보며 질 평가를 한 후 다시 모여 간담회를 가지며 상품의 품질 개선 방안을 연구했다.

황 회장은 도에서 지원받은 2000만원 중 702만5000원을 사업 예산으로 책정했다. 항아리, 용기, 고춧가루, 찹쌀 등 재료를 구입하고 가장 중요한 메주는 지역에서 콩을 재배해 메주를 뜨는 노아3리경로당을 통해 구입했다. 올해 5월에는 된장 150kg과 간장 180L을 담가 숙성시킨 후 경로당과 관리사무소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11월 초에는 ‘주민과 함께하는 고추장 담그기’ 시연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에게 사업을 홍보함과 동시에 고추장 30kg을 만들 예정이다. 수익금은 인건비를 제하고 경로당 운영비와 청소년 공부방 지원비로 쓰일 예정이다.

정일섭 지회장은 “장 담그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80대 어르신들이 경험과 기술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격려했다.
이 경로당은 또한 예산 30만원으로 텃밭 20여평에서 배추·무·대파 등을 키우고 있다. 다가올 김장철에 김치를 담가 매주 점심마다 진행되는 무료급식 반찬으로 만들어 자급자족할 계획이다. 또한 독거어르신을 위한 나눔, 인근 시립어린이집과 연계한 1·3세대 프로그램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활발한 사업 진행에는 최승용(57) 특별회원의 헌신이 숨어 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을 맡고 있는 최승용 특별회원은 연세가 많은 회원들을 격려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황의수 회장이 경로당 홍보, 협조 요청 등 대외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최 소장 덕분이다. 황 회장은 “최 소장이 아니면 경로당 운영을 못할만큼 우리 경로당의 자랑”이라며 “아주 부지런하고 희생정신을 갖고 경로당에 열정을 다 쏟는다”고 인정했다.

또한 어르신들은 소일거리로 용돈을 벌고 있다. 매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전기내장용 성형박스 조립은 지회에서 연계한 것으로 일한 만큼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분업화해 진행하고 있다. 박진이 경로부장은 “다른 부업도 진행해봤지만 어르신들이 정교한 작업에는 어려움을 느껴 부품이 크고 조립하기 용이한 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휴먼시아6단지경로당은 지난 9월 26일 수원종합운동장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연합회 제21회 노인의날 행사 중 경로당 프로그램 경진대회에 참가해 국학기공으로 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