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통 10~12월 어르신 문화프로그램 풍성
종로통 10~12월 어르신 문화프로그램 풍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0.27 14:17
  • 호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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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도 배우고, 손주랑 바둑대회도 참가하고

[백세시대]

▲ 서울시가 오는 12월까지 노인들이 자주 찾는 종묘, 탑골공원, 낙원상가 일대를 어르신 문화거리로 조성해 운영한다. 사진은 어르신 문화거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이동방속국 팝콘.

서울시, 16개 여가문화 프로그램 운영… 민간단체에 맡겨 전문성 높여
북콘서트‧이동방송국‧사이다텍 등 열려 탑골공원 일대 활기 되찾아

지난 10월 17일, 평소 조용했던 탑골공원이 시끌벅적해졌다. 서울시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어르신 문화거리 프로그램 중 하나인 ‘북BOOK적북적 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책 그리고 영화’를 주제로 열린 북콘서트에서는 김용택이 엮은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를 비롯한 시‧소설 낭독회가 열렸다. 현장에 모인 100여명의 어르신들은 생소한 북콘서트였지만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행사에 참여한 조영무(75) 어르신은 “노안으로 읽기 힘들었던 책을 귀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북콘서트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묘, 탑골공원, 낙원상가 등 종로 일대를 아울러 지칭하는 ‘종로통’이 10월~12월 세 달간 어르신 문화거리로 탈바꿈한다. 평소 충분히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즐기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종로통’ 거리 곳곳에서 공연, 건강체조, 상담 등 맞춤형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65세 이상 어르신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은 종로 1~4가로 하루 평균 약 2만명의 어르신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노인들이 좀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락희거리’, ‘송해거리’ 등 노인친화거리를 조성하면서 외형적으로 크게 탈바꿈 시켰다. 다만 노인전용극장인 ‘낭만극장’을 제외하면 마땅히 즐길거리가 없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노인들의 공원이라는 인식이 강한 탑골공원의 경우 공원 특유의 활기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어르신 문화거리로 운영되면서 종로통 역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6개 어르신 문화 프로그램은 공공이 아닌 민간단체 4곳(서울노인복지센터, ㈜추억을파는극장, 퓨전국악별모래, ㈔시니어해피드림)에 맡겨 운영한다.
4개 단체는 어르신들의 선호도와 신체적 제약 등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설계했고 고령자는 물론 전세대가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빨강 상담소의 모습.

먼저 탑골공원에서는 평일 아침 10시 반부터 1시간 동안 전문강사와 함께 하는 아침건강체조가 진행된다. 또 매주 월·수·금요일 탑골공원 북문 앞에 문을 여는 이동상담실 ‘빨강 상담소’를 연다. 전문 상담서비스뿐만 아니라 노인복지관련 각종 정보, 간단한 건강검사, 심리검사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박덕우(74) 어르신은 “예전에는 아침에 공원에 오면 저녁까지 장기나 바둑을 두다 갔는데 체조프로그램이 생긴 후로는 건강도 챙길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공연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북콘서트 외에도 노인DJ가 진행하는 보이는 라디오 ‘이동방송국 팝콘(Pop-up Concert)’, 건전한 노년의 춤 문화 거점공간이 될 ‘실버공연장·사이다텍’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버공연장·사이다텍’의 경우 매주 일요일 옛 스타 가요쇼, 악극, 품바쇼, 만담쇼 등 어르신 맞춤 공연(60분)이 오르고, 공연 후에는 어르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이다텍(40분)이 진행된다. ‘우리동네 예술마당’ 역시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전통국악, 민요, 전통무용, 난타공연 등을 펼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중 매주 화요일 열리는 이동방송국 팝콘은 벌써부터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10월 17일 진행된 방송에서는 서울노인영화제 관련 주요 뉴스와 종로통 어르신 문화거리 사업의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또 아프리카 음악을 기반으로 한 ‘아토’의 라이브 공연을 진행해 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어르신 바둑·장기대회 ‘수담대전(手談對展)’, 어르신 맞춤형 음악강습 ‘음악교실&음악동아리’ 등을 마련해 취미·여가 부분도 지원하고 있다. 리그전으로 진행되는 ‘수담대전’에서는 손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해 바둑과 장기를 보다 흥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악기별로 주1회 진행되는 ‘음악교실&음악동아리’에서는 포켓삭스(미니 색소폰), 하모니카, 기타, 아코디언 등을 배울 수 있는데 강습료는 월 2만원으로 책정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성주희(74) 어르신은 “카페에서 수다 떨거나 영화를 보는 게 전부였는데 가까운 친구들과 악기를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면서 “3개월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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