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목소리 높아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목소리 높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10.27 14:22
  • 호수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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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학회, 전문 의료인 및 건강검진 수검자에 설문

[백세시대]

간 전문 의료인들 “증상없는 보균자 찾아내 치료해야”
국민 39% “C형간염 전염 경로 모른다” … 인지도 부족

▲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이 지난 10월 20일 ‘간의 날’을 맞이해 열린 기념식에서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간질환 전문 의료인 99%는 C형간염의 진단과 치료 활성화를 위해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학회가 최근 ‘제18회 간의 날’을 맞이해 간질환 관련 대국민 홍보 및 교육, 그리고 정책 수립에 대한 조언의 자료로 삼고자 건강검진 수검자와 간질환 전문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다.

간질환 전문 의료인 11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9%는 C형간염 진단검사가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돼야 한다고 답했다. C형간염의 진단과 치료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국가정책으로도 응답자 76%가 ‘국가건강검진에 C형 간염 검진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C형간염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의 65% 이상이 자신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B형간염과 달리 현재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는 C형간염이 포함돼 있지 않아 환자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가검진에 C형간염 검사를 도입해 무증상인 환자들까지 찾아내 치료해야 C형간염을 퇴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보건당국은 국가 검진 항목에 C형간염 검사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자 올해 C형간염 진료환자가 많은 지역(35개 시군구)을 대상으로 ‘C형간염 국가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유병률이 높은 지역의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실효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간학회는 “무엇보다 C형간염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현재보다 더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C형간염 최신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확대, C형간염 진단 및 예방을 위한 감염 관리 강화, C형간염 등록사업 등의 국가관리 체계가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검진 수검자, C형간염 인지도 부족
간학회는 간질환 전문 의료인 외에도 전국 6개 도시(서울,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의 20세 이상 남녀 건강검진 수검자 600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하기 위해 대면조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이 평소 인지하고 있는 간질환 증상은 ‘피로감이 느껴진다’가 75%로 가장 높았고, ‘황달이 생긴다’(56%), ‘입맛이 없고 구역질이 난다’(28%) 순이었다. 간질환 합병증으로는 간경화(68%), 간암(67%), 지방간(58%) 순으로 인지도가 높았다.
특히 C형간염의 경우 인지도 부족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9%가 C형간염 바이러스 전염경로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절반 이상은 C형간염 예방접종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C형간염의 전염경로에 대한 인식 부족도 여전했다. C형간염은 주로 수혈과 주사기 재사용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거나 모체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음식과 식기 공유를 주요 전파 경로로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C형간염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44%만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약 80%는 ‘C형간염 항체검사’가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응답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 후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필요한가에 대해 질문했을 때는 응답자의 82%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변관수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간학회는 지난 2000년 ‘간의 날’을 제정한 이후 대국민 인지도 개선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으나 간암과 간경변증의 주요 원인인 B형, C형간염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C형간염의 진단과 치료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 건강검진 도입이 필요하며 이번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것처럼 많은 간질환 전문 의료인들이 이 점에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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