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고령층 전문인력 양성과정’ 열기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고령층 전문인력 양성과정’ 열기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11.03 14:49
  • 호수 59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7세 어르신, 코딩강사 과정 수업에 구슬땀
▲ 11월 2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제1강의실에서 예절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선욱(77) 어르신(오른쪽 두번째)이 예절교육에 접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초·중·고 코딩교사나
복지관 강사로 활동 기대

[백세시대=최은진기자]“꼰대인줄 알았는데 코딩도 할 줄 아시네.”
예절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77세 이선욱 어르신이 아이들에게 듣고 싶은 말이다. 4차 산업혁명과 시니어의 조합은 낯설어보지만 이 어르신은 “예절교육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1월 2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제1강의실에서는 이선욱 어르신을 비롯한 56명의 학생들이 강사의 지도대로 마우스를 열심히 클릭하고 있었다. 이 수업은 고령층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양성교육으로 초·중·고 소프트웨어 코딩 강사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날 학생들이 배우고 있던 것은 엔트리. 엔트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을 쉽게 배울 수 있는 도구다.

수업은 강사 1명이 앞에서 강의를 하면 교실 맨 뒷자리에 앉은 2~4명의 조교들이 다소 느린 학생들에게 다가가 도와준다. 조 편성은 상대적으로 이해가 빠르고 능숙한 학생을 기준으로 6인 1조로 편성해 먼저 과제를 끝낼 경우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과제를 못 마칠 경우에는 그날 해결하고 귀가하도록 오후 10시까지 교실을 개방한다.

이 수업에서 최고령자인 이선욱 어르신은 “나는 비전공자라 따라가기 어렵지만 네이버 밴드에 올라오는 수업자료를 통해 복습하고 그날 과제를 해결한 후에야 잠자리에 든다”고 말했다. IT 컨설팅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강태준(57) 수강생은 “전공자라 어렵지 않고 프로그램 개발이 매우 흥미롭다”며 “코딩 강사로 파견되기 전까지는 꾸준히 공부하며 역량을 강화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정인 강사는 “기존 학습과는 달리 정답이 없고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과 시행착오가 많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2018학년도부터 초·중·고교에 코딩 및 소프트웨어 교육이 정규교과로 도입되지만 컴퓨터 과목 전문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진수 협회 고문이자 평생교육원장은 “서울시교육청에서도 디지털 교육을 위해 100억원을 쏟는 등 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려고 한다”며 “전국 초·중·고교뿐만 아니라 지자체, 문화센터, 복지관 등에서도 고령층 소프트웨어 강사의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정인 강사는 “함께 동료로 활동할 고령층 강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고문은 “교육생들이 현장에 나가면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교육하게 될 텐데 가치관을 강요하거나 인정받으려고 하지 말고 편하고 대등한 관계에서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교육은 한국정보화진흥원으로부터 예산 5000만원을 받아 협회가 운영하고 있다. 만55세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며 강의료는 전액 무료다. 10월 20일부터 11월 17일까지 총 106시간에 걸쳐 이론·실무·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최은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