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노인복지야 이 바보야
문제는 노인복지야 이 바보야
  • 정재수
  • 승인 2007.10.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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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수/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어느 나라의 임금이 학자들을 모아 놓고 백성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책으로 만들어 보라고 지시했다. 학자들이 모여서 100권의 책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쳤다.

임금이 다시 1권으로 줄여서 가져오라고 했다. 나중에 두툼한 책 한권을 가져왔는데 임금이 이것도 많으니 단 한 줄로 줄여 달라고 했다. 단 한 줄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공짜 점심은 없다’였다고 한다. 그렇다. 세상만사가 다 공짜로 되는 것이 없다. 다 그만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이 미국 대통령 후보에 출마했을 때 얘기다. 현재 미국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아버지 조지 부시가 이라크와 전쟁을 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기 때문에 이를 응징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를 공격했다.

그 와중에서 미국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되어 경기가 말이 아니었다. 그때 민주당 후보로 나선 빌 클린턴은 유권자를 향해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라고 소리친 것이다. 이 짤막한 선거구호가 미국인의 마음을 움직여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선거 후보가 결정되었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 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다. 그리고 군소정당의 몇몇 후보가 있다. 이명박 후보는 국민에게 내놓는 대선공약이 ‘대운하건설’이다. 대운하 건설이 우리국민에게 얼마나 일터를 제공하는지 아직 검증된 바가 없다. 여당후보 정동영도 아직 손에 잡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이여. 클린턴이 내 걸었던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를 ‘문제는 노인복지야 이 바보야’로 패러디해서 내걸었으면 어떨까. 이는 자유당 독재시대에 민주당에서 내건 ‘못 살겠다 갈아보자’만큼이나 국민들 가슴을 파고 들 것으로 생각된다.

노인문제는 우리 대한민국의 사회적 화두다. 전 인구의 9.9%인 481만 명이 노인이고(통계청·2007년 7월 1일 현재) 매일 700명의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문제는 노인의 취업문제, 여가활동문제, 국민 기초 대상 노인문제, 노인복지시설, 노인요양문제 등은 저출산 문제와 어우러져 국가의 장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노인문제는 단순히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산술적 차원이 아니라 그로 인해 파급되는 사회현상을 지진(地震)에 비유한다. 지금 노인문제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할지 모른다.

노인문제의 해결을 무조건 노인에게 잘해 주어야 한다는 차원을 넘어 노인복지정책의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 노인복지는 국가차원의 노인의 소득보장, 인력활용, 노인 장기 요양보험대상노인문제, 빈곤노인 등에 관한 법, 제도를 언제 어떻게 계획을 세워서 실행할 것인가와 민간차원의 정년문제, 효 관련 국민운동, 민간의료와 요양의 인프라 문제 등에 관한 연차별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노인들 개인차원에서의 의식개혁, 노후생활 자금에 대한 지식의 보급, 건강관련 정보 등을 보급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금년 12월 대선후보로 나서는 정치인이여 그리고 2008년 4월 국회의원 입후보를 준비하는 정치인이여. ‘문제는 노인복지야 이 바보야’라고 외쳐야 한다. 그것이 공짜 점심을 먹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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