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로 만든 다이아몬드
유골로 만든 다이아몬드
  • 정재수
  • 승인 2007.10.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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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으로 합성되던 다이아몬드가 최근 장례문화 차원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사람의 유골을 원료로 사용한 다이아몬드가 그것이다. 죽은 자의 유골을 다이아몬드로 제작해서 반지나 목걸이로 항상 품에 지니고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새로운 장례문화로 정착될지 관심이 간다.

유골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고인과 늘 함께 한다는 점에서도 특히 의미가 있다. 또 국토가 묘지로 뒤덮인다는 우려와 혐오시설로 낙인 찍인 화장장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다이아몬드가 나오게 된 것은 지금부터 50여년 전의 일이다. 미국의 GE사가 세계 최초로 화학적 합성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인조다이아몬드는 비교적 고순도 탄소가 들어 있는 천연흑연 등으로 제작한다.

하지만 보석 수준의 합성 다이아몬드는 생산이 어렵고 또한 비교적 고가이기 때문에 산업용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것 외에는 거의 보급되지 않았다. 크기가 커질수록 원석에 버금갈 만큼 비싸고, 보석류로서보다는 산업용으로 많이 쓰여 왔다.

유골 다이아몬드는 더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한다. 불순물이 많은 인체의 유해에서 필요한 양의 탄소를 추출, 보석으로 통용될 수준으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산 비용이 비싸지만 매장이나 화장과 납골당 안치 등 장례와 사후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부담이 별로 크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스위스 본사에서 제작한 다이아몬드가 자신이 보낸 고인의 유해(유골·분)인지 믿을 수 있느냐다. 장례식장에서도 시신이 뒤바뀌는 일이 가끔 뉴스에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업체는 개별 유골의 화학적 분석표를 발행하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탄소에 함유된 붕소의 차이만큼 다이아몬드의 푸른빛에 차이가 있다고도 한다. 과학적으로 가능한지 모르지만 주장대로라면 획기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사람만이 죽은 자를 슬퍼하며 울며 땅에 묻거나 시체 위에 돌을 쌓거나, 혹은 적당한 장소에 모시는 등의 예를 취한다. 그래서 죽은 자를 위한 예(禮)를 취하느냐, 취하지 않느냐를 기준으로 야만이냐 문명이냐를 구분하기도 한다.

인류학자들은 야만인이던 때의 우리 조상이 시신 위에 꽃을 뿌렸다고 한다. 그때로부터 장례문화가 발달해 왔다. 돌무덤, 풍장, 매장, 조장(鳥葬), 화장, 미라, 그리고 이제 다이아몬드까지. 새로운 장례문화가 시작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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